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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증시/투자] 피라미들의 퇴출, 그 뒤
[IT증시/투자] 피라미들의 퇴출, 그 뒤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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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했던 2차 기업구조조정 결과 발표는 결국 의문부호로 끝났다.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 문제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금융감독원은 “현대건설의 유동성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결국 법정관리로 가게 되는 최강의 조처”라고 밝혔지만 현대건설 쪽에서는 “만기연장을 해주었으니 사실상 조건부회생이다”라며 자신만만하다.
하지만 막상 정부가 ‘살생부’라며 들이댄 퇴출기업 명단에는 사실상 이름만 있고 내용은 이미 퇴출된 기업들이 대부분이고 퇴출여부가 논란거리가 됐던 기업은 빠져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장의 반응일 텐데, 일단 이번 기업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장참여자들 눈은 결코 곱지만은 않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일제히 비판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앵도수에즈WI카증권은 29개 퇴출기업에 현대 금호 쌍용 고합 새한 같은 재벌기업들은 모두 빠졌다며 이들 부실 재벌기업들의 여신이 금융권을 잠식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의 보고서를 내놨다.
자딘플레밍증권도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등 일부 부실한 대기업들이 퇴출명단에서 제외된 데 대해 정부 의지가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와중에 법적인 기업 법정관리 주체인 서울지방법원 파산부는 “법정관리 기업의 퇴출 여부는 정부나 은행이 아닌 법원이 결정하는 만큼, 법원은 금융기관의 퇴출 대상기업 선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퇴출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며 금융감독원 발표 가운데 법정관리기업의 퇴출결정이 무효라는 점을 지적해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동아건설 퇴출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증시가 폭등세를 보였던 지난주 상황은, 구조조정에 성공해 곪은 곳을 짜낸다면 한국 시장의 재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주변 기대를 반증한다.
국민들은 대량실업, 건설산업의 생사문제 등 기업퇴출에 복잡하게 얽힌 정치경제적 함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냉혹한 주식시장은 여전히 ‘왜 곪은 곳을 덜 터뜨리느냐’며 아우성이다.
IMF 직후와 같은 선순환을 다시 기대한다면, 정부는 시기가 언제든간에 결국 시장 뜻에 따를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대부분 분석가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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