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리드칼럼]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
[리드칼럼]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
  • 박종원 대한화재보험 사장
  • 승인 2001.06.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사자가 들소를 사냥해 배를 채우고 나면, 그 다음에 하이에나, 들개, 독수리 등이 차례로 달려들어 남은 들소 고기를 먹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배고픈 하이에나들이 떼를 지어 다가오면, 위협을 느낀 사자가 힘들여 잡은 먹이를 양보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기도 한다.
아무리 밀림의 제왕이라 하더라도 더 강한 힘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려야 하는 것이 정글의 생존 현실인 것이다.


이처럼 강자가 언제나 강자일 수 없는 것이 우리 기업들에게도 현실이 되었다.
사자라고 해서 정글에서 항상 강자의 위치를 고수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과거의 고질적 경영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결국 소리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사자가 들소를 사냥해 배를 채우고 나면, 그 다음에 하이에나, 들개, 독수리 등이 차례로 달려들어 남은 들소 고기를 먹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배고픈 하이에나들이 떼를 지어 다가오면, 위협을 느낀 사자가 힘들여 잡은 먹이를 양보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기도 한다.
아무리 밀림의 제왕이라 하더라도 더 강한 힘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려야 하는 것이 정글의 생존 현실인 것이다.
이처럼 강자가 언제나 강자일 수 없는 것이 우리 기업들에게도 현실이 되었다.
사자라고 해서 정글에서 항상 강자의 위치를 고수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과거의 고질적 경영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결국 소리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필자는 “변화하지 않는 것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변화란 외부환경과 내부조직 사이에 균형을 잡아나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며, 그 어떤 기업이라도 변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고 변화를 수용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던 국내 공룡기업들은 구조적 비효율성과 부실한 재무구조 등으로 강제퇴출됐고, 앞으로 시장에서는 더욱 냉정한 경쟁원리가 작동하면서 적자생존의 원칙이 관철될 것이다.
이처럼 급속한 환경변화는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속없는 외형성장에 치우친 금융회사들은 경영효율과 수익의 저하로 곤경에 처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전개돼왔다.
국내 보험산업도 지금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 서 있다.
보험료가 자유화됨에 따라 가격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고, 재보험 시장은 개방과 동시에 국내 시장 선점을 노리는 대형 외국 재보험회사들의 무차별적 공세가 우려되는 상황에 있다.
재보험이란 보험회사가 인수한 보험계약의 일부를 다시 인수하는 ‘보험을 위한 보험’이다.
재보험이 없다면 보험회사들은 재무능력 범위 안에 드는 계약만을 골라 인수해야 하므로 보험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정작 보험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재보험이라는 기능이 있기에 보험회사는 대규모 계약도 일단은 인수한 뒤, 그 종류와 크기에 따라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한도액을 넘어서는 위험은 재보험회사에 전가할 수 있다.
국내의 전업 재보험사가 경쟁력을 상실하면 보험회사들은 해외에서 재보험회사를 찾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증가 일로에 있는 재보험료의 해외 유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국민경제 차원에서 국부 유출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도 걱정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1998년에 현직을 맡은 이래 국내 재보험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변화만이 제1의 경영 원칙이자 일상 업무의 철학이 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그래서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기 위해 보증보험 미구상 채권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노조와의 합의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아울러 세계 10위권 재보험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비전과 중장기 전략도 나름대로 제시했다.
외국 재보험사의 국내 진입에 대해서도 당황하거나 앉아서 당하지만 말고 우리도 해외로 나가 그들의 계약을 따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구촌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보험계약 유치활동을 벌였다.
대한재보험이 98년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99년부터 2년 연속으로 큰 흑자를 기록하게 되어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기존의 질서와 관행을 그저 따라가는 것이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은 크나 큰 착각이라는 점을 요즘 새삼스레 되새기고 있다.
그런 태도는 길게 보면 편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을 수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곧 죽겠다는 것이나 같다.
과거의 연장선 속에 갇혀서는 결코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과거의 관행을 냉정하게 평가하여 그 가운데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여 실속있는 경영을 하는 것만이, 현실에서 살아남아 궁극적으로 강자가 될 수 있는 기업과 기업인의 자세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