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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동산펀드의 매력과 함정
[부동산] 부동산펀드의 매력과 함정
  • 손진수 알투코리아 부사장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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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변동, 수익률에 결정적 영향… 투자사 브랜드·신뢰성 꼼꼼히 따져봐야 7월1일 부동산투자회사법(리츠법)의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원래 법안은 부동산투자회사(일반 리츠)에 중점을 두었으나, 지금은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구조조정 리츠)로 중심이 옮겨지면서 이른바 통합 리츠법으로 개정해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구조조정 리츠의 통합에 따라 대부분 일반 리츠의 장점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제 혜택인데, 일반 리츠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형태로 되어 있다.
법인세를 예로 들면, 구조조정 리츠는 면제가 되는 반면 일반 리츠는 세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속성이 있는 리츠가 목표일 경우이거나 구조조정 자산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 리츠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리고 구조조정 리츠의 명분이나 성과에 대한 판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3년 뒤가 되면, 자연스럽게 일반 리츠에 대한 세제 혜택이 구조조정 리츠와 거의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 리츠의 시행과 관련해, 이를 준비하는 회사들도 다양하다.
공공기관의 경우 한국토지공사나 한국토지신탁 등이, 민간에서는 증권회사, 생명보험회사, 금융기관, 건설회사, 외국계 투자관련 회사 등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회사들이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이름없는 컨설팅 회사나 부동산 개발회사들도 분주히 리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 리츠, 일반 리츠와 자산관리회사,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로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한 저울질도 한창이다.
이렇게 많은 투자사들 가운데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지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하지만 몇가지 핵심적인 변수들을 머릿속에 넣고 있으면, 리츠 투자도 난해하기만 한 수학은 아니다.
먼저, 리츠는 부동산의 특성이 강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식으로서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상장 리츠 회사의 수익률이 98, 99년에 각각 -18.82%, -6.48%였으나, 2000년에는 25.89%의 고수익으로 돌아섰다.
미국에서 리츠 회사의 배당률이 7% 안팎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 주가변동이다.
따라서 리츠 주식에 대한 투자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판단뿐만 아니라 주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더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은 부동산 개발쪽 투자가 활성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적으로 리츠 상장 뒤에 자기자본의 30% 이내에서만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돼 있고, 개발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그마저도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리츠 회사들의 경우에도 도입 초기에는 준공된 건물의 매입이 주를 이루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수익성 확보나 충분한 운영능력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점차 개발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정성, 수익성, 환금성(유동성)인데, 리츠의 경우 초창기에 가장 주목을 받을 요소는 안정성이 될 것이다.
회사의 브랜드와 신뢰성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투자자는 리츠 회사의 발기인, 기초자산의 구성, 경영진의 검증된 운용능력, 신용보완·평가 담당기관의 공신력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리츠 회사는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으므로 관심을 가지면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등의 공식적인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리츠’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업체는 공식적으로 인가나 등록을 받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리츠가 실제로 상장되고 거래되는 과정에서 이전의 벤쳐 열풍에서 경험했던 바와 같이 이것이 단기적인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전문가도 많다.
한편 상대적으로 깨끗한 부동산을 보유한 외국계 투자회사의 부동산을 국내에서 모집된 자본이 고가에 매입하여, 결국 외국자본에만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에서 리츠는 이제 태동단계일 뿐이다.
오랜 세월 흥망성쇠를 거친 뒤 성장한 현재 외국 리츠 회사들과 우리 리츠 회사들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그들의 장기적 경험을 간과하는 것일 수 있다.
미국은 초기에 경제상황 변화와 경영능력에 따라 리츠 회사가 파산한 경험이 있고, 전략적 필요에 따른 합종연횡의 과정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제도를 만들고 전문가들이 등장하며 조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했던 변수들이 많이 튀어나올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 관점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투자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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