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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불티나게 팔리는 차익거래 펀드
[펀드] 불티나게 팔리는 차익거래 펀드
  • 최상길 제로인 이사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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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230% 신장… 수익률 낮지만 무위험, 절세혜택 활용하면 채권형보다 나아 주가지수 선물 등 파생상품과 주식 현물의 교차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는 차익거래 펀드가 불티나게 팔리게 있다.
차익거래형 펀드 설정액은 연초 1625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대우채권 편입으로 인해 고객들이 맡긴 돈을 찾지 못해 존속하는 펀드나 일정 수익을 낸 후 운용이 중단된 펀드 등을 제외하면 1천억원도 채 안 되는 규모였다.
그러던 차익거래 펀드가 그 뒤 반년도 안 된 지난 6월15일 5366억원으로 연초 대비 230%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차익거래 펀드들의 수익률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별로 신통치 않다.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벤치마크보다 높은 펀드가 조사대상 21개 중 9개이고, 그나마 초과율이 모두 1% 미만이다.
차익거래 펀드가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CD수익률은 지난해 7%에서 최근 5%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상황이어서 절대수익률도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부 펀드는 차익거래 실패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도 있다.
차익거래 펀드는 주가지수 선물과 현물 가운데 고평가된 쪽을 팔고 저평가된 쪽을 사들여 두 가격이 일치하는 시점에 청산하게 되면 아무런 위험 없이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다소 복잡한 이론에 근거한 상품이다.
대부분의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차익거래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위험’을 강조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전체 자산의 일부만으로 차익거래를 수행했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다는 말이다.
이 와중에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도 있다.
마이다스의 차익거래 주식혼합형1호는 지난해 8월25일 설정된 뒤 10개월이 채 안 된 지난 6월16일 현재 14.23%(연 환산율 17.60%)의 수익을 내고 있다.
벤치마크보다 8.54%포인트나 높다.
다음으로 성과가 좋은 펀드는 대신운용의 BULL근로자주식A1호다.
이 펀드는 운용 6개월 동안 6.83%(연 환산 13.71%)로 3.40%포인트의 벤치마크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
사실 이 두 펀드는 정통적인 차익거래 펀드는 아니다.
차익거래 펀드는 무위험 거래만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이 두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투기적 매매도 일부 감행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어찌됐건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부 펀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펀드들이 연 6~7%의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되고 있는 데 불과한 데도 왜 자금이 몰리는 것일까. 원인은 채권 시가평가제와 세금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투자자들은 채권 시가평가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채권형 펀드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또 차익거래 펀드는 높은 주식 편입비율을 유지하게 되면 같은 수익률을 낸 채권형 펀드보다 세금을 적게 내도 된다.
주식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형 펀드나 차익거래 펀드나 비슷한 위험성을 가진 펀드라는 인식과, 잘만 하면 절세혜택 때문에 채권형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인식이 차익거래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한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이런 욕구를 현실화한 펀드도 있다.
지난 3월26일 설정된 대한투신의 인베스트플러스알파혼합S-1호가 대표적 사례다.
이 펀드는 설정 후 1.72%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러나 주식편입비를 60% 전후로 유지함으로써 세금을 내고 난 뒤의 수익률은 0.66%에 불과하다.
수익금의 38%만 과표로 잡히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가진 차익거래 펀드들이 앞으로 6개월만 더 좋은 성과를 내준다면, 차익거래 펀드가 엄청난 부동자금 흡수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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