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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종목] 시장의 기대 좇는 게 현명
[추천종목] 시장의 기대 좇는 게 현명
  • 이정환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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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끌어올릴 호재 없어… 실적 호전주·낙폭과대 저평가주 눈여겨 볼 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뒤섞이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정작 칼자루를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은 열심히 덤벼들어 보지만 역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달리는 모양이다.
휴가를 앞둔 탓일까. 외국인들은 날마다 우리나라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나스닥은 첨단기술 기업 실적악화 소식의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계속 머뭇거린다면 섣부른 낙관도 비관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아보지만 삼성전자나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대형 우량주들은 크게 오를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첨단기술주보다 전통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시장을 흔드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면 이럴 때는 모른 척하고 시장의 기대를 좇아가는 게 현명한 투자전략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도 하나같이 전통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적호전주나 낙폭 과대 저평가주, 이른바 가치주들이 인기다.
금융주·굴뚝주·제약 관련주 눈길 금융주는 여전히 인기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시중에 여유자금이 많이 풀린데다 현대문제 해결 등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쪽 동네에서는 실적호전 소식이 봇물 터진 듯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LG투자증권, 국민카드, 대한재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카드는 금융주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실적호전주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조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금 서비스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것으로 평가됐다.
주택은행 카드 사업부문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호전으로 치자면 하나은행도 만만치 않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1%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1인당 예수금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저평가 자산가치주로 평가된다.
재무구조가 건전한데다 자산가치도 높지만 상대적으로 주가는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렇게 따지면 LG투자증권은 저평가 실적호전주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 시장점유율 9%를 회복했지만 상대적으로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대한재보험도 실적이 크게 나아졌다.
4월 자료를 보면 수재보험료와 투자수익이 각각 38.5%와 165%씩 늘어났다.
자동차보험이 주춤한 반면 장기보험과 재해보험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이같은 실적호전을 올해 내내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버려져 있었던 굴뚝주들까지 새삼 다시 돌아보게 된다.
현대중공업과 포항제철을 비롯해 남해화학, 동양제철화학, 대상, 계룡건설, 고려아연 등이 모처럼 전문가들 관심을 끌었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반도체 지급보증 부담이 줄어든데다 현대상선과 계열분리가 추진되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됐다.
포항제철은 S&P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려주면서 관심을 끌었다.
S&P는 포항제철이 시장에서 견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은 국제 아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른데다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익구조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화학도 비료가격을 올려받으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계절주 가운데 하나다.
대상은 삼풍백화점 부지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건물 아크로비스타 분양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계룡건설은 관급 토목공사에서 닦아온 실력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나섰다.
5월까지 수주액이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을 30.6% 초과했다는 소식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7배로 업종을 통틀어 가장 낮다.
동양제철화학은 환율상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68% 정도 늘었다.
제약 관련주들도 눈에 띈다.
비만치료제 승인을 앞두고 있는 일성신약이나 항암제 승인을 앞두고 있는 삼양제넥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동성제약은 삼일제약은 실적에 견줘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나화장품은 9월에 주름 제거용 화장품을 출시하면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무차입 경영으로 재무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로 코스닥기업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대표적 경기방어주 가운데 하나다.
이 밖에도 씨엔씨엔터프라이즈와 에이엠에스 등 교통카드 관련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성우하이텍, 한국프렌지공업 등 자동차 관련주 등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라면 가격을 올린 농심이나 정보통신 사업부문을 확대한 제일모직, 꾸준히 매장을 넓혀가고 있는 의류업체 타임 등이 관심을 끌어모았다.
첨단기술주들이 하나같이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퓨쳐시스템과 미디어솔루션이 유망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크게 나아졌거나 앞으로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야 결국 실적을 따라 가게 되겠지만 중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가치가 크게 바뀌지 않은 이상 이제 와서 전통주가 새롭게 주목받고 주가가 뛰어올라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
오히려 지금은 반짝 올랐다가 이내 거꾸러지는 순환매의 성격이 짙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않고 섣불리 덤벼들었다가는 호되게 데고 물러서게 될지도 모른다.
주가를 끌어올릴 재료가 마땅치 않은 때다.
지나치게 신중할 필요도 없지만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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