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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마켓] 민간소비 증가세 내수주 ‘관심’
[머니&마켓] 민간소비 증가세 내수주 ‘관심’
  • 이경숙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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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우왕좌왕, 핵심역량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종목에 주목해야
종합주가지수가 갈지자로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초연히 상승세를 타는 주식들이 있다.
현대백화점, 코리아나화장품 등 내수관련 종목들이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IT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심리적 지지선이던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지수 향방의 가늠자인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핵심 블루칩들의 주가 차트는 계속 하락신호를 보였다.
온통 잿빛으로 둘러싸였던 지난주 주식시장에서 몇몇 내수관련주들이 영롱한 상승기운을 내뿜었다.
신세계는 4월에 잠시 주춤했던 주가를 만회하려는 듯 10만원을 향해 치달아올랐다.
연초 6천원대였던 현대백화점은 1만7천원을 넘어 1만8천원 고지를 향해 쉼없이 진군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때 4370원까지 올랐던 코리아나화장품은 이번주 들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4100원선을 회복했다.
대웅제약도 1만3천원선을 넘어 6월 초의 주가에 다가갔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IT 경기와 미국 첨단주 주가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높은 리스크를 피하고 선도주를 중심으로 순환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신증권의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내수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물경기 지표가 아직 정체돼 있는 데 비해 체감경기는 벌써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5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9.5, 3분기 경기실사지수(BSI)는 103이다.
이 지수들이 기준선인 100에 가까워지거나 넘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나 기업의 경기전망이 좋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통주 상승세, 음식료·광고주 주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내수관련주가 호시절을 누리는 건 아니다.
2주 전 2만1300원까지 올랐던 국순당은 1만7400원까지 떨어졌다.
음식료업종의 성장주로 꼽히는 제일제당은 4만2천원과 4만3천원 사이에 묶인 가운데 하락세였고, 라면시장 점유율이 65%인 농심은 5만5천원선에서 튕겨져 내려와 5만4천원 안팎을 오갔다.
올해 들어 진득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롯데삼강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웅진닷컴도 각각 4만6천원, 16만원, 2만1천원, 3700원선에서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제일기획은 11만원, SBS는 3만1천원 안팎에서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다.
이런 움직임엔 공통점이 있다.
유통 선도주들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반면 음식료·광고 관련 업종의 선도주들은 일정 주가에서 주춤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분석가들은 업종별 성장 가능성부터 살펴보라고 충고한다.
소매시장 중 기업유통 시장은 최소 2~3년 동안 6~10%대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김장우 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은 전체 소매시장 중 기업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50~7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30~35%”라면서 “우리 유통시장은 일본의 60년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기업유통 시장은 앞으로도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의 음식료시장은 성장성이 매우 낮다.
먹을 사람이 많아져야 전체 시장이 커지는데,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은 기껏해야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음식료 업체도 가파르게 매출이 오를 때가 있다.
바로 히트상품을 내놨을 때다.
히트상품을 낸 업체는 경쟁사의 시장을 잠식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백세주를 내놓은 국순당이나 자일리톨검을 내놓은 롯데제과의 주가가 올해 상승세를 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시장은 주력업종에 크게 상관없이 이 사업 저 사업 집적대는 업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위원은 “핵심역량을 주력사업 분야에 집중하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IT 사업에 진출한 제일제당에 비해 일편단심 라면사업에 몰두하는 농심이 더 오래 상승세를 타는 것도 그 탓이란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내수관련주들을 사들이는 것이 좋을까? 정보가 늦은 개미투자자들한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증권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내수관련주들이 이미 적정주가 수준을 찾은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오름세에 있는 신세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자사주를 일괄매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사를 받았다.
이때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기업유통 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새삼 깨달았다.
자기네 나라에선 기업유통 산업이 이미 충분히 성장해 관련종목들의 주가가 정체된 상태였기에 한국의 기업유통 종목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신세계 실사를 계기로 한국 백화점 종목들이 저평가된 상태임을 알아챈 것이다.
그래서 현대투신증권의 박진 연구위원은 신세계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내놓는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여서 이미 적정주가인 10만원선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백화점에 더 눈길을 준다.
현대백화점은 구매력 높은 상권과 고품격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소비위축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또 최근엔 현대홈쇼핑이 홈쇼핑채널 사업자로 선정돼 성장성 높은 신규사업 분야도 확보하게 됐다.
적정주가는 1만8천원과 2만원 사이로 보이는데, 주가는 아직 그에 못미치는 1만7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는 현대백화점에 대해선 ‘매수’를 추천한다.
증권전문가들은 일단 IT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일 때까지는 내수관련주의 주가 흐름을 타라고 권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한국 시장의 ‘태양’인 IT 종목들이 떠오를 날을 기다리면서 내수관련주들이 전하는 은근한 곁불에 언 손을 녹여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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