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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터넷문학세미나 기획위원장 이영진
[피플] 인터넷문학세미나 기획위원장 이영진
  • 이경숙
  • 승인 2000.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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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문학의 사이버 커밍아웃”
현실 어딘가에서 활자를 지키던 순수문학 진영의 문인들이 사이버 세계에 접선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발신지는 2000년 인터넷문학세미나 www.seminar.noree.com, 내용은 문학이 네티즌에게 보내는 구애의 속삭임이다.


이영진(44·민족문학작가회의 계간지 <내일을 여는 작가> 주간) 세미나 기획위원장이 이 교신의 지휘자다.
‘말함으로써 말한다’는 그의 발의는 그동안 스스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소망인 듯했다.


“문인들이 왜 자기 시대의 다양한 현상들과 몸을 뒤섞지 않는가, 세계가 문인을 고립시키는 게 아니라 문인 자신이 자신을 고립시켜온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고민이었습니다.
컴퓨터통신, 사이버 공간과 같은 변화를 문인들의 문학적 감수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자신이 시인이기도 한 이씨는 순수문학이 사이버와 괴리되는 첫째 원인을 문인들 자신에게서 찾았다.
그러면서 ‘인디언 보호구역을 탈출하는 용기있는 인디언이 되라’고 충동질했다.

“문학이 당대의 현상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위기입니다.
문인들이 인디언 보호구역 안의 인디언들처럼 자기들끼리만 소통해선 곤란합니다.
사이버 공간으로 넘어가서 거기에도 문학의 미학적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순수문학이 문화의 유전지도에서 열성인자로 도태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 그런 위기의식에 공감했기 때문일까. 세미나에 참여한 다른 문인들의 관심과 열정도 이씨에 못잖았다.
지난 16일과 22일엔 시인 신경림씨와 문학평론가 정과리씨가 각각 ‘우리 시대의 시문학’ ‘문학언어와 멀티미디어’를 주제로 동료 문인들, 네티즌과 화상대화를 통해 만났다.
신경림씨는 이를 위해 3일 동안 화상대화법을 연습했다고 한다.
고은, 현기영, 박범신, 오정희, 김용택, 황지우 등 우리 문학계의 굵직한 거목들도 속속 사이버로 ‘커밍아웃’할 예정이다.
2001년 1월까지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이 세미나에 참여하려면 행사가 열리기 전, 세미나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과 대화 프로그램 내려받기 절차를 미리 마쳐야 한다.
(02)765-7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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