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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금융감독원 사이버캅 박찬수 반장
[피플] 금융감독원 사이버캅 박찬수 반장
  • 이정환
  • 승인 2000.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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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정보 게시판 꼭 뒤집어 보십시오
금융감독원 조사1국 인터넷 상시감시반 www.cybercop.or.kr의 요원들은 하루 종일 인터넷 게시판을 뒤지는 것이 일이다.
일명 ‘사이버캅’이라 불리는 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증권범죄를 전담하는 일종의 특별 수사반이다.
사이버캅의 박찬수(45) 반장은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수사반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박 반장에 따르면 증권정보 사이트의 게시물들은 대부분 ‘음흉한’ 의도를 갖고 쓰여진다.
주가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게시판에 특정 종목을 추천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뜨리는 일은 사실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 허위사실 유포 등의 불법행위가 아무런 범죄의식없이 너무나 쉽게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매수한 종목을 추천하고 주가가 뛰어오르면 재빨리 처분하거나, 음해성 루머를 퍼뜨려 가격을 떨어뜨린 다음 주식을 싼 값에 거둬들이는 고약한 수법이 전형적이다.
최근에는 회원제 이메일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에게 루머를 퍼뜨리거나, 아예 주가조작을 위해 독립된 증권정보 사이트를 개설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은밀하게 시작한 루머는 사이트를 전전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부풀려지고 왜곡된다.
혐의를 잡고 구체적인 물증을 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사이버캅의 요원들은 매일 수천개의 게시물들을 검색하고 사실 여부를 판단한다.
그리고 이들이 실제 주식매매와 연계되는지를 추적한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는, 명백한 범죄인데도 모호한 법의 테두리를 절묘하게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불의의 피해를 입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경우도 많다.
사이버캅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순간이다.
박 반장은 반원들에게 항상 ‘정보의 형평성’을 강조한다.
정보의 독점과 편향을 넘어서는 정당한 게임의 법칙이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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