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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인터넷의 본질을 이해하자
[DOT칼럼] 인터넷의 본질을 이해하자
  • 김성훈 가치네트 대표이사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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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지인들에서부터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언론계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직업적 성향이나 전문영역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들 마찬가지다.
내가 온라인 금융사업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테니 “어떻게 하면 인터넷을 통해 효과적으로 돈을 굴릴 수 있나?”라는 질문이 아니겠느냐고? 실은 그게 아니다.


그들의 공통 질문은 이렇다.
“회원이 몇명인가요?” “매출은 얼마지요?” 이런 질문을 받노라면 닷컴기업의 전망에 대한 기대가 닷컴기업 존재의 본질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한 느낌이 든다.
매출과 회원 수가 닷컴기업의 본질인가?

이 나라, 아니 전세계를 정신없이 몰아가던 인터넷이라는 열병이 있었다.
풍부한 정보를 평범한 사람들도 쉽게 공유할 수 있고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찾아내 의사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측면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우리를 들뜨게 만들었다.
남보다 먼저 시작만 하면 노다지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벤처 열풍이 불었고, 우리는 닷컴 벤처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어린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한번씩 경험해보았겠지만, 아이가 한번 앓고 나면 부쩍 컸다고 느낄 때가 있다.
우리 사회는 인터넷 열병을 거치면서 과연 얼마나 더 성숙해졌을까? 이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요소가 열병을 거친 뒤에는 닷컴 사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됐을까? 제기해야 할 질문은 이런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사회나 사업주체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지금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잠재욕구들이 있나요?” 이런 질문은 답변이 충분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진지하고 집요하게 다뤄야 한다.
온라인 종합 재테크 서비스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소비자들을 생각하면, 이런 질문이 지닌 뜻은 더욱 명확해진다.
온라인 금융 서비스에 대한 그들의 욕구는 나로 하여금 만만치 않은 업무부담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도도한 흐름이요, 내가 이 길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다.
고객들이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 내용과 서비스 이용에서 새로이 파생되는 다양한 욕구들을 보면, 우리 사회와 서비스 제공자가 가슴에 담아야 할 질문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소비자 욕구에 진정으로 부응하는, 좀더 편리한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넷 산업의 도도한 흐름을 둘러싸고 있는 주체들이 모두 새로운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의 관심과 지속적 노력이 요구되는 서비스의 본질 부분에 모아져야 한다.
금융을 예로 든다면 사업 주체는 사람들이 좀더 편리한 금융생활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고객 처지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해야 한다.
사회는 이런 서비스를 전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제도적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하고, 문제가 있다면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언론에서는 이런 노력을 더욱 가속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적극 이슈화하고 그 해결을 위한 관점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은 자신이 받고 싶은 서비스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주문을 하고,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제한하는 요소에 대해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
사회 각계의 건강한 관심들이 모인다면 인터넷을 통한 편리한 사회 만들기의 여정은 훨씬 단축될 것이다.
앞으로는 매출과 회원 수에 대한 질문 대신 이런 질문들이 오간다면 좋겠다.
“온라인 금융 이용자의 진정한 욕구는 무엇이지요?”(언론) “소비자의 니즈를 해결해나가는 데 사회제도 측면에서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인은 없는지요?”(사회) “인터넷으로 금융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 중 이러이러한 내용을 더 추가해주세요”(고객) “사용시 불편한 점이나 앞으로 제공받고 싶은 서비스는 어떤 것인가요?”(사업자) 이런 질문들이 인터넷 금융 비즈니스의 미래를 열 것이다.
시장의 욕구는 분명히 존재하고,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고 있다.
몇년 뒤 오늘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커다란 어떤 대세 속에 있었는데도 단지 의지가 박약했거나 노력이 부족했다고 스스로를 탓해야 할지도 모른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열매를 따게 될지, 아니면 운 좋은 이가 열매를 따게 될지는 시장과 소비자가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 도도한 흐름 속에서 방관자가 될 것인지, 주체적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우리 모두에게 선택의 영역이다.
그리고 몇년 뒤에는 그 결과를 각자의 책임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런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본질을 따르는 것일 것이다.
본질을 꿰뚫는다면 닷컴의 희망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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