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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프로] 아더앤더슨코리아 최종연 부장
[나는프로] 아더앤더슨코리아 최종연 부장
  • 임채훈 기자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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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은 유비를 위해 뛴다
컨설팅은 경청이다.
능력있는 컨설턴트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고객 기업이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알아내고 기업의 구성원들이 어떤 행동방식을 선호하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더’가 아닌 ‘아웃사이더’로서 정해진 기간 안에 고객 기업의 전반 상황을 꿰뚫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속삭임부터 복사용지가 부족할 때 누가 A4 용지를 갖다놓는지까지 놓치지 않고 듣고, 또 관찰해야 한다.


컨설팅은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과 같다.
일단 고객사의 경영이나 조직 등에 내재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마치 대입 수능시험에서 5분여를 남겨놓고 가장 어려운 미분 문제를 푸는 수험생과 같은 심정이다.
고객과 약속한 짧은 시간 안에 정답을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답을 알아냈다고 컨설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 과정을 알아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해결책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모든 고객이 우리가 제시한 답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모든 조건을 고려하고 분석해 해결책을 내린 상황입니다.
상당수 고객은 편견이 심하든지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제시한 것을 ‘답’으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런 경우 설득이 더 힘들죠.” 집중력과 끈기로 빚는 ‘종합예술’ 아더앤더슨코리아 최종연(35) 부장은 컨설팅이란 상황에 대한 집중력과 문제에 집착하는 끈기가 필요한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업이 자사의 경영, 인사, 전략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면, 컨설턴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동원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덕목들이 그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수천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이나 수조원의 시장규모를 갖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처럼 큰 사안이 걸릴 때 그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1996년 6월 국내 PCS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혈안이 돼 있던 당시 일을 최 부장은 잊을 수 없다.
그때 여러 통신 관련 업체들이 황금알로 불리던 PCS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었다.
최 부장 역시 관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었다.
고객사는 최 부장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업권을 따낼 방안을 찾으라고 했다.
고객사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컨설턴트의 업무이기 때문에 최 부장은 6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고객사에서 먹고 자며 방안을 강구했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리고 머리를 굴려보아도 고객사가 직접 사업권을 따내는 것은 무리였다.
설령 따낸다 하더라도 경영상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컸다.
최 부장은 사업권을 얻는 것 대신 지분참여를 권했다.
고객사가 만족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사업권 획득에 사운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최 부장은 그의 설득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가며 경영진의 마음을 끌어냈다.
결국 그 고객사는 지금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잘 꾸려가고 있다.
최종연 부장은 국내에 아직 컨설팅이 뿌리내리지 못했던 80년대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85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가 무역학을 공부했다.
대학원에서는 경영전략과 국제경영 책들과 씨름하면서 지식을 쌓았다.
그러면서 자연히 컨설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한 기업이 최고의 경영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여하는 컨설팅 업무의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망설임없이 컨설턴트의 길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그가 컨설팅 업계에 몸을 담은 지 이제 7년이 넘는다.
거쳐간 프로젝트만 30건이 넘는다.
다른 업종이라면 이 정도 경력을 쌓은 사람들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컨설팅 업계에서 최 부장만큼 경력을 다져온 사람이 흔하지 않다.
6개월 전 아더앤더슨코리아에 스카우트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그동안 쌓아온 남다른 경력 때문이다.
어려운 숙제에 도전하는 즐거움 그는 컨설턴트가 유비를 도와주는 제갈량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유비도 주변국의 상황은 물론 적국의 전술과 자국 군인들을 훈련시킬 방안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비에 조언을 해야 하는 제갈량은 그보다 더 많이, 그리고 세세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유비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해주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갓 6살을 넘긴 첫째 아이가 눈에 밟히지만 회사에 늦게까지 남아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고 시장상황을 조사하는 것도 제갈량이 되기 위한 노력이다.
때론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밤잠 안자며 내린 결론이 그냥 고객사의 책상서랍에서 잠자게 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영진을 설득해도 자신의 결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는 언제나 ‘조언자’로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이 있을 때면 자신의 위치에 대해 원망하기도 한다.
자신의 보고서를 물리친 고객사가 더 잘 되면 그나마 낫지만 때로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은 더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그가 지금도 컨설턴트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것은 늘 새로운 도전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새롭게 접하는 기업문화, 다양한 시장, 빠른 변화를 보이는 기술들이 늘 그를 기다리고 있다.
도저히 해결 기미가 안 보이던 문제점의 해법을 찾았을 때의 기쁨도 그를 더 강하게 만든다.
주로 경영이나 인사관리에 관한 것을 컨설팅하기 때문에 늘 최고경영자와 같은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안 그러면 제가 언제 최고경영자와 같은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컨설턴트가 되는 길
최종연 부장은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을 좋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일요일과 휴일도 가리지 않고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쪽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도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다른 직종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일단 일을 좋아하면 남을 설득시킬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어떤 해결법에 대해 고객사의 경영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최고경영자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면접을 중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어떤 컨설팅 업체에서는 사람을 뽑을 때 7번이 넘는 면접을 거치며 단 한사람의 면접관이라도 반대를 하면 바로 탈락시키는 혹독한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사물을 날카롭게 보고 상황의 문제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지도 면접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다.
그런 조건을 갖추었다면 컨설턴트가 되는 데 충분하다고 최종연 부장은 말한다.
학력은 일반적으로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이어야 한다.
경제나 경영학 전공자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학부만 나와서는 여러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영학 석사(MBA)를 거치는 것이 좋다.
급여를 비롯해 승진, 스카우트 등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MBA를 거치지 않았다면 일반 직장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이 유리하다.
특히 국내 굴지의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경력을 쌓아왔다면 컨설턴트가 되는 데 상당히 유리하다.
이런 경우 MBA 과정을 거치는 비용을 컨설팅 회사에서 받는 조건으로 스카우트되는 경우도 있다.
급여는 전형적인 상후하박형이다.
처음 들어가면 그렇게 많지 않은 급여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경력을 쌓아도 다른 어떤 분야보다 억대 연봉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을 철저히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그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것도 컨설팅 업계의 특징이다.
나중에 다양한 곳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도 컨설턴트의 중요한 매력이다.
일반 대기업은 물론 특채 국가공무원, 교수, 전문기자 등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능력이 뛰어나다면 높은 연봉을 받고 다른 컨설팅 업체로 스카우트되는 경우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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