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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IT분야, ‘백조’들의 해방구
[직업] IT분야, ‘백조’들의 해방구
  • 이민희 인크루트 홍보팀장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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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되지 않아 모두의 이마에 주름살이 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경기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라 걱정은 쌓여간다.
취업난은 여대생들에게 더욱 심각하다.
대개 여학생들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지역기업에 취업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역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여학생들이 취업한파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30여만명 이상의 신규 졸업자가 구직전선에 추가로 뛰어들기 때문에 올해 여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4년제 대졸 미취업자와 전문대졸 미취업자 4만1천명을 포함해 16만5천명이 졸업과 동시에 ‘백수’ 진영에 편입됐다.
이 가운데 여성 대졸 미취업자는 9만2천명으로, 남성 미취업자 7만3천명에 비해 훨씬 많다.

여성들이 취업난을 겪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값이 오르고, 적으면 값이 내린다는 간단한 경제학 논리가 취업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취업이 잘 되는 학과와 잘 안 되는 학과 사이에 양극화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전공이 취업 여부를 가르는 잣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로 대기업, 금융업, 제조업 분야의 채용인원이 급격히 줄어든 것도 전공별 여성 취업을 양극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문사회 분야를 전공한 학생 가운데 80% 이상을 웃도는 여성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백조’로 전락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여성들이 학과 정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어국문학, 노어노문학, 독어독문학 등 인문사회과학 전공자들의 취업률은 29~33%에 그치고 있다.
특히 여성 정규직 취업률은 20% 밑으로 뚝 떨어졌다.
대졸자 셋 가운데 한명만 간신히 취업을 했고, 정규직은 다섯명 가운데 한명만 취업할 정도로 사상 최악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원래부터 여성 취업비율이 높았던 간호학과 영어영문학, 산업디자인 외에 경영학, 경제학, 회계학, 무역학 등의 학과 출신은 비교적 취업이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공학, 의학, 전기공학, 전자공학, 정보통신학, 컴퓨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의 학과를 나온 여성의 취업률은 70% 이상이다.
전문대 졸업자들도 정보통신과 서비스 산업, 문화산업 등 지식산업 분야 전공자들이 취업에 유리하다.
정보기술업계, 성차별 비교적 적어 경기가 나빠질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은 심해지기 마련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 여성들은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불리하다고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기회가 생긴다.
우선 좁은 여성 취업문을 뚫기 위해선 자신의 전공을 정보기술화 추세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정보기술 관련 회사에 입사할 때는 회사를 보고 입사하기보다는 어떤 직업으로 경력을 쌓을지 고민해야 한다.
또 고용안정과 고수입이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공급이 모자라는 직업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본 뒤 어떻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인문사회학과 출신이 많은 여성 구직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분야는 영화나 출판기획, 전자출판 요원, 컴퓨터게임 시나리오 작가, 구성작가 등 콘텐츠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미술이나 디자인 감각이 있으면 3D 애니메이터, 컴퓨터게임 그래픽디자이너,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캐릭터 마케터, 멀티미디어 교사, 멀티미디어 PD, 몰 마스터, 디지털영상 편집전문가, 게임 디자이너 등에 도전해볼 만하다.
이들 분야는 2005년까지 최소 6만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력만 있으면 상당한 몸값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이들 분야에선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취업 차별도 비교적 없는 편이다.
하지만 실제 자신이 만든 작품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야 하고, 프로젝트를 마칠 때까지 밤샘작업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감각이 있다면 컴퓨터게임 뮤지션, 웹기획자, 웹마스터, 웹마케터, 웹진 에디터, 웹카피라이터, 웹PD,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전자상거래 관리사, 컴퓨터게임 베타테스터, 컴퓨터게임 프로그래머, 컴퓨터 전문강사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들어 멀티미디어 분야를 강화한 PC나 네트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급속하게 인력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 분야 인력이 앞으로 3년 동안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 IT취업 십계명>
1. 자신의 적성을 찾아라 IMF 이후 ‘평생직장’ 개념 대신 ‘평생직업’ 개념이 자리잡았다.
취업이 잘된다고 무턱대고 IT쪽으로 눈을 돌렸다가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자신의 적성과 맞고 평생을 일해도 괜찮은 직업인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다.
인문·사회 계열의 여대생들은 전문지식을 계속 보강해 콘텐츠 분야의 취업을 꾀하는 게 유리하다.
2. 목표를 잡아라 적성이 맞는다고 생각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했다면 각 구인구직 사이트의 취업코너에 있는 유망 직업, 유망 자격증을 검토해본다.
몇십가지 직종과 공략법이 올라와 있다.
특히 취업목표를 세울 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최소한 10년을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들은 육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점을 특히 고려해야 한다.
3. 취업 트렌드를 읽어라 IT 관련 뉴스도 빼놓지 말고 체크한다.
취업정보는 물론 산업동향도 알아야 한다.
정보를 꿰고 취업흐름을 알아야 인사담당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자신을 상품화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경제기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산업 전반이 돌아가는 흐름을 알아야 유망한 시험·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다.
예컨대 몇년 전만 해도 여성 정보통신 유망직종은 웹디자이너와 웹마스터가 전부였다.
만약 이런 고정관념에 얽매여 지금도 이들 분야를 준비한다면 실업자가 되기 십상이다.
4. 자신을 상품화하라 자신을 적극적으로 상품화하자. 여성 구직자들은 면접볼 때 수줍음 때문에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충분히 알리지 못하는 수가 많다.
공모전이나 학생 시절 프로젝트 경력이나 경험이 있다면 십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통신 분야는 근성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프로젝트별로 움직이기 때문에 ‘칼퇴근’을 생각한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5. 튀지 않는 은은한 개성을 표현하라 불경기 속의 취업난이라는 우울한 분위기를 감안해 튀지 않고 점잖은 자기홍보가 필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튀는 자기소개서와 발랄한 면접태도가 돋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가장 바람직한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웹디자인 등 정보통신 분야의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멀티미디어 컴퓨터 활용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동영상 이력서로 은근히 자기 개성을 표출하라고 권하고 싶다.
면접 때 메이크업과 복장도 은은하면서도 튀지 않는 ‘복고풍’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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