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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안철수는 합작을 좋아한다.
[e비지니스] 안철수는 합작을 좋아한다.
  • 김상범
  • 승인 2000.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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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합작사 IA시큐리티 설립...수평적 네트워크는 성공할 것인가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SK(주), 웹플래넷, 이노피아테크, 나스코 등 4개사와 함께 무선 보안전문 업체인 IA시큐리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코코넛, 올 5월 세운 아델리눅스에 이어 안철수연구소가 투자한 세번째 합작사다.
안철수연구소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올해 안에 한두개 합작법인을 더 세울 계획이다.
안철수식 합작경영이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가 아니라 제휴입니다” 공동투자를 통한 합작법인이지만 코코넛, 아델리눅스, IA시큐리티 3사 모두 안철수연구소가 최대주주다.
이쯤되면 안철수 사장의 합작경영 모델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 사장은 이를 ‘수평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의한다.
각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신생 벤처기업의 5%만이 살아남는 실리콘밸리의 상황을 보면서 자금력이 약한 벤처기업이 살아남는 길은 제휴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 안 사장은 수평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투자가 아니라 제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재벌기업의 네트워크는 대부분 수직적인 반면 벤처기업은 수평적 성격이 강하다”며 “수평적 관계는 유관 산업끼리 맺어야 하고, 또 독자적으로 했을 때보다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철저히 윈윈을 위한 모델이라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지주회사로의 변신쯤으로 봐야 하나. 이런 해석도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안철수연구소가 관여하는 합작사는 자금뿐 아니라 인력까지 공동투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벤처기업의 새로운 사업확장 또는 사업진출의 한 모델로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안 사장은 비즈니스맨이라기보다 회사이름처럼 연구소 소장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사실 ‘비즈니스맨 안철수’는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
국내 벤처업계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지는 수평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이란 것이 비즈니스맨으로서는 너무 조심스러운 행보로 비쳐지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혹시나 닥쳐올 수 있는 위기상황에서 안철수연구소만큼은 지키겠다는 안전주의 전략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환경에서 합작은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벤처기업간 합작은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안철수연구소도 이미 그런 경험을 했다.
지난해 12월 나모인터랙티브, 리눅스원, 파로스정보 등 5개사와 합작 설립한 리눅스 솔루션 업체 (주)앨릭스가 출범 5개월 만에 투자사간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국내 벤처기업들간의 합작사 설립 및 운영이 어려운 점에 대해 네이버컴의 이해진 사장은 “아직은 국내 CEO들이 비즈니스 감각보다는 정서적인 면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엔지니어 출신 CEO들이 많아 전문경영인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우회적 진단이기도 하다.
안 사장도 엔지니어 출신이다.
회사를 세우고 경영수업을 위해 유학까지 다녀온 그가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시험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안 소장은 회사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파격이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닐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변신을 선보였다.
짧게 깎은 머리에 형형색색 물들인 머리를 치켜세우고 스스로도 ‘변했다’고 외친다.
회사이름도 절반이나 뚝 잘라냈다.
바이러스 백신 시장이라는 편안한 보금자리를 떠나 살벌한 전쟁터인 보안시장에 자청해 뛰어든 셈이다.
그동안의 합작투자는 이런 변신을 위한 준비운동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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