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안으로들어가면나는사라진다.
누구도나를보지못한다.
나는마술의거대한회오리속으로빨려들어간다.
”
나쁜마법사볼트모어와대결하기위해해리포터는늘투명망토속으로들어간다.
송정현(14·서울대왕중1년)군도해리포터의넓고깊은투명망토안으로들어가기로결심했다.
혼자들어가기는아쉬워인터넷이라는넓은바다에망토를깔고다른친구들을초대했다.
망토의이름은‘해리포터팬클럽’.
그가 <해리포터>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건 동생 때문이었다.
잠도 안 자고 책을 읽는 동생이 처음에는 이상하기만 했다.
‘뭐가 저렇게 재미있게 읽을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게 되자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송군도 마찬가지였다.
한권을 읽고 나면 눈이 빠지게 다음 시리즈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나중에는 기다리다 지쳐 원서까지 직접 구해 읽을 정도였다.
시리즈를 독파하고 나자 친구들과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었다.
송군은 해리포터 커뮤니티 www.freechal.com/hogwart2 를 만든 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1시간이나 빨라졌다.
학교에 가기 전 커뮤니티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친구들이 한 질문에 답장을 해주고 커뮤니티 디자인도 새롭게 바꾸느라 지각하기 일쑤다.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할 수도 있지만 학원가고 숙제하느라 시간이 없다.
아버지 송기선(43)씨는 그런 아들을 보며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
아들이 인터넷에 너무 몰두하는 것 같아서다.
송군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숙제도 내주고 혼도 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들의 선택에 믿음을 주기로 했다.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자신의 일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송군은 오늘도 해리포터가 가장 존경하는 덤블도어 교수의 말을 가슴에 담는다.
“사람의 본질은 그의 능력이 아니라 그의 선택이다.
”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