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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잃어버린 교육의 반쪽을 찾자
[DOT칼럼] 잃어버린 교육의 반쪽을 찾자
  • 정해승(이루넷 대표이사)
  • 승인 2000.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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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온 나라의 신문과 방송은 교문 앞에서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내보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교육이란 오로지 ‘대학 입학’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입시에 관한 한 우리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 국민들은 교육의 목표를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으로 당당히 규정한다.
특히 식구 가운데 고3 수험생이 있다면 ‘전인교육’이니 ‘공동체 교육’이니 하는 말은 배부른 사람들의 말잔치가 되고 만다.
수험생의 건강은 시험을 보기 위해 유지해야 하며, 친구도 시험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교육환경은 왜 이런 절름발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교육은 인성교육과 지식교육으로 나뉜다.
인성교육은 국가관, 도덕관, 가치관 등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가 한 사람을 보면서 됨됨이를 이야기하는 바로 그 부분이다.
지식교육은 한 개인이 이상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건전한사회구성원으로서 한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두가지 모두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학생의 교육 정도를 평가할 때는 지식교육에 대한 측정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인성교육은 객관적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봉사활동 평가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 평가 역시 또 하나의 점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벤처기업의 도덕성을 들먹이는 이유 우리의 왜곡된 교육열은 이 두가지를 모두 끌어안고자 하는 공교육의 시도들을 ‘수험생의 시간을 잡아먹는 무용지물’로 여기게 한다.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의 벽을 허무는 것 또한 교육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교육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정현준 게이트’ 역시 기형적 교육에서 기인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대통령도 개탄한 부분이 ‘벤처의 도덕성’인 걸 보면 틀린 해석은 아닌 것 같다.
교육의 온전함을 위해 교육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정부도 100년을 설계하는 자세로 교육정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이나 일선 교사 역시 역사를 만든다는 소명의식 속에서 교육을 생각해야 한다.
지식교육의 한 축인 사교육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규모가 30조원에 이른다고 하는데, 과연 학부모들이 그런 부담을 감내할 만큼 교육효과가 있는 것일까. 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결국 ‘돈값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인터넷의 힘을 빌린다면 교육이 새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은 가계의 가장 큰 부담이 돼버린 사교육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교육업체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광고비용을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할 수도 있다.
네티즌의 건강함에 의지해 교육이 온전한 모습을 갖추는 데 필요한 공교육적 요소를 강화할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와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교육의 장, 그 속에서 건강한 교육문화가 형성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다.
사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해야 할 몫이 작지 않다.
어디서 베껴온 게 아니라 공들여 개발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급선무다.
여기에 네티즌의 민주성과 건강성이 결합한다면 인성교육과 지식교육이 함께 호흡하는 ‘온전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교육은 공교육의 보조수단이지 대체수단이 절대 아니다.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또 교육사업을 하는 사업가의 일원으로서 공교육에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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