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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상복합 아파트 살까 말까
[부동산] 주상복합 아파트 살까 말까
  • 서후석 알투코리아
  • 승인 2001.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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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형성 단계… 단기 투자수익 낮지만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주거소비 형태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경기도 용인, 일산 등에서 준농림지를 이용한 아파트 공급이 수도권 난개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단되자 새로운 아파트 공급방법의 하나로 등장했다.
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아파트와는 차별적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림산업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46층 규모의 아크로빌을 분양하면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개념이 국내 시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분당 로얄팰리스가 분양되면서 세인의 시선을 본격적으로 끌기 시작했다.
타워팰리스가 비공개적으로 분양될 때 고소득층이 큰 관심을 보였고, 분당지역에서는 로얄팰리스가 성황리에 분양되면서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형성됐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산업개발의 분당 판테온 시리즈, 한원디벨롭먼트의 아데나 팰리스 시리즈, 도시와사람의 미켈란쉐르빌, 창룡건설의 제니스 등이 분당지역에서 잇따라 공급됐으며, 분양은 어느 정도 순조로웠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금까지 중산층 이상의 소득에 걸맞은 주거 형태가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했다는 사정이 있다.
예전에 논현동, 성북동, 장충동, 방배동에 형성됐던 고소득층의 단독주택 문화는 다세대와 다가구 정책의 문제점으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로 시들해졌고, 대형 평형 아파트도 고소득층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즉 고소득층 사이에 폐쇄적이면서도 과시적인 성향, 커뮤니티 형성 욕구, 다양한 주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었음에도 이에 걸맞은 주택 형태가 공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어느 정도 새로운 돌파구를 냈고,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의 규제완화와도 어우러지면서 시장은 더욱 커졌다.


현재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은 좀더 세분하면 두개의 시장으로 나뉜다.
서울 강남권의 초우량 일반상업지역에서 개발되는 고소득층 시장과 분당·일산·서울외곽 등지에서 이루어지는 중산층 시장이 그것이다.
먼저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은 지난번 대림 아크로 비스타가 상당히 원활하게 분양되면서 시장수요가 확인됐다.
그러나 앞으로의 수요에 대해서는 불안감도 표출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삼성동 아이파크, 타워팰리스 3차, 잠실동의 대림 아트로빌 등이 분양될 예정이어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 공급초과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고소득층의 주거비용 지출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장점인 정숙성·보안성·커뮤니티·과시성 등이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이 주거형태에 대한 고소득층의 잠재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지 투자목적 측면에서 본다면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 전망은 당장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타워팰리스의 일부 평형을 제외한 대부분 아파트들의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를 밑돌고 있고 금융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형태의 주거소비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 시장에 대한 투자 가치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물론 서울지역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대규모 일반상업지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결국에는 공급부족에 따른 아파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대표적인 단점 가운데 하나인 높은 관리비 부담은 고소득층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또다른 시장인 중산층 대상 시장의 전망은 중산층의 소득 수준으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관리비 등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주거형태를 받아들이는 중산층이 어느 정도나 형성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급하는 시행사와 시공사들이 관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어 관리비 부담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될 전망이다.
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정착될 경우 중산층들의 모방소비 성향에 비춰 중상위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투자의 성과는 중산층 이상 소득층이 주택 소비패턴을 바꿀 것인가 여부에 달려 있다.
주택에 대한 선호는 한순간에 바뀌지 않으므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투자의 수익률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고소득층의 주거소비 욕구를 만족시키는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의 전망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어둡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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