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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디지털 장보고’ 과연 가능한가
[첨단기술주] '디지털 장보고’ 과연 가능한가
  • 신동녘 사이버IT애널리스트
  • 승인 2001.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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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수산부, 온라인 해운거래소 개설 추진… 오프라인 강자 영국에 도전장 요즘 필자는 집사람과 부부싸움중이다.
원인은 종교문제인데, 지난 10년간 참아온 집사람의 울분이 터졌던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인터넷을 이용해 싸움을 한다.
일단 부부싸움에 돌입하면 오프라인에서는 인상만 쓰고 서로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 냉전이지만, e메일로는 서로 불만과 반박, 욕 등을 쏟아내며 아주 열전이다.
면전에서 싸우는 것보다 냉정을 찾을 수 있어 좋고, 편지보다 빨라서 좋다.
이제 부부싸움도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는 시대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직접 사이버 공간에 시장을 열겠다고 나섰다.
사이버 공간에 해운거래소를 개설해 전세계 해운거래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엔 시범적인 시장 서비스에 나서고, 후년에 본격 서비스를 할 계획이란다.
일부에서는 기업 고유의 전자상거래 분야에 왜 정부가 나서느냐는 비판도 있고, 일부에서는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회의의 눈초리도 있다.
우리나라는 선박 보유량이나 해상화물 수송량에서 세계 5위권의 해운 강국이다.
또 우리나라의 선박 건조량은 세계 1위이고, 부산항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거래 시장에선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선박으로 화물을 실어날라도 그 계약의 60% 이상은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시킨 이후 5대양 6대주를 점령했다.
해군뿐 아니라 조선 분야와 일반 상선 거래에서도 지난 수세기간 전세계 시장을 점령해왔다.
비록 조선 분야는 일본을 거쳐 우리가 세계 1위를 차지했어도, 상선 부문의 거래시장은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국이 오프라인에서 세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에 우리 정부는 이런 영국에 정면 도전을 선포한 것이다.
비록 오프라인에서는 압도적인 열세지만 인터넷이라는 신천지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탄탄한 정보통신 인프라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보화 마인드를 바탕으로 조선 분야에 이어 해운거래 기능까지 넘겨받겠다는 의도다.
무엇보다도 선박을 빌리는 용선 거래나 선박 매매는 그 특성상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거래가 훨씬 효율적이다.
전자상거래 가운데 비즈니스 모델이 이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용선시장만 보더라도 세계적으로 월 2천~3천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계약금액은 건당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넘어서기 때문에 증권거래소처럼 거래수수료를 1%만 챙겨도 시장규모는 연간 3천억원을 웃돈다.
선박매매, 선물과 옵션, 거래대행과 정보제공 등 파생시장을 고려하면 시장규모는 금방 1조원을 넘어선다.
물론 우리가 이런 숫자놀음을 하는 동안 오프라인 시장의 지배자인 영국의 발틱해운거래소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그들도 오프라인의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조만간 사이버 시장을 구축할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정부의 프로젝트에 대해 강한 회의감을 표시한다.
그러나 용선시장 거래량의 3분의 1 이상이 우리나라, 일본, 중국, 대만의 선박과 화물이라면, 시장 전체는 아니더라도 동남아 시장의 일정 부분은 확보할 수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이들 4개국과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정부, 국책연구기관, 대학교, 민간업체에서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산·학·연·관이란 짜임새가 일단은 보기 좋다.
이 프로젝트에 민간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물류정보통신(KL-Net)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초쯤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이다.
KL-Net은 해양수산부의 선박 관련 물류EDI와 종합물류망을 독점적으로 운영해 안정적인 수익과 성장성을 보장받고 있다.
여기에다 사이버 해운시장까지 석권하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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