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45 (토)
[추천종목] 아직은 단기재료주에 한정
[추천종목] 아직은 단기재료주에 한정
  • 이원재 기자
  • 승인 2001.07.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주 여전히 인기 바닥… 제약·건강·전자상거래·인터넷·보험주 주목할 만
천수답처럼 바다 건너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자금에만 몸을 내맡기던 우리 증시에 모처럼 희소식이 들렸다.
우습게도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마이크로소프트를 두개의 기업으로 분할하라는 법원의 1심 결정이 2심에서 기각됐다는 판결이 바다 건너 한국 증시에는 좋은 소식으로 다가왔다.
마이크로소프트 반대를 외치던 경쟁사들에게는 최악의 소식으로 전해졌겠지만.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 소식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소식을 등에 업고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나흘 연속 오름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끊임없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 강세와 함께 지난 주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를 발판으로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기만 하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 오랜만에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서리라는 전망을 내놓기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지수관련 대형주 추천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태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의 경우 지난주 금요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수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했건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추천종목 명단에 끼지 못했다.
시장의 전반적 상승이 불안하니, 대형주 상승은 이유가 있더라도 얼마 가지 못하리라는 의심이 가는 모양이다.
이번 주 증권사 추천종목들은 시장을 떠받쳐줄 만한 안정되고 탄탄한 대형주들보다는 주로 단기적인 재료 위주 종목에 몰려 있다.
제약·건강 관련 업종이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양상이었고, 미국 나스닥지수와 닷컴기업 주가 상승에 힘입은 전자상거래·인터넷 관련주들도 오랜만에 추천명단에 올랐다.
금융주도 추천됐지만, 은행과 증권 중심에서 보험으로 추천대상이 옮아가면서 그 인기가 조금은 시들해가는 모습이다.
제약업종에서는 유한양행, 일성신약, 한미약품, 동화약품, 솔고바이오 등 5개기업이 추천대상으로 거론됐다.
제약업종에 대한 후한 평가에는 일단 지난달 말 대웅제약 EGF외용액이 당뇨성 피부 궤양 치료제로 시중판매를 허가받으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게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상반기 제약업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던 것도 큰 힘을 얹었다.
실제로 제약업체들이 상반기에 장사를 잘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문의약품 실질출하가격 인상효과가 올해부터 1분기부터 수지에 반영된 덕으로 분석된다.
99년 말부터 시행된 전문의약품의 실거래가 상환제 도입,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의약분업 등에 의해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약품 납품값 할인폭이 축소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전문의약품 가격인상 효과가 기업수익으로 연결된 것이다.
물론 하반기에도 정도는 둔화하더라도 수익성 호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론 증권사들이 제약업종 종목추천에 가장 큰 변수로 내세운 것은 이런 거시적 분석보다는 재료다.
다섯개 제약과 건강기기 관련 업체 가운데 유한양행, 일성신약, 동화약품, 솔고바이오 4개 기업이 의료기기나 새로운 약품개발 및 출시와 관련된 재료를 높이 평가받아 추천됐다.
해묵은 재료이기는 하지만 동화약품은 간암치료제 미리칸주가 신약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추천받았고, 일성신약은 비만치료제 출시로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의 경우 신항암물질이 동물 임상시험에 들어갔다는 소식으로 추천대상이 됐다.
솔고바이오의 경우에도 전기화학 치료를 응용한 암치료기인 저주파자극기를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추천사유다.
하지만 제약업종은 전통적으로 지수가 횡보하는 개별종목 장세에서 단기적으로 시세를 내는 종목에 속했고, ‘신약개발’이라는 재료를 업고 대표적인 거품주가를 형성하는 일도 많았다는 점을 투자할 때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신약개발은 상품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몇년의 시간이 걸릴 뿐더러 상품화 뒤 성공 가능성도 가늠하기 어렵다.
주가가 이미 상당히 오른 상태이기도 하니 종목별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금융주에서는 은행주 증권주들이 추천종목 목록에서 퇴장하고 손해보험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개별종목 장세에서 흔히 일어나는 금융주의 업종별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으며 보험업종 차례가 된 것으로 증권사들이 판단하는 모양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금융업종은 이렇다 할 펀더멘털쪽에서의 재료가 없는 시장에서 흔히 ‘치고 빠지기’가 통하는 종목군이 된다.
특히 손해보험 업체들은 최근 자동차 사고율 감소와 자동차 판매 증가 등 영업여건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경우 현대그룹 구조조정 가시화로 금융리스크가 감소한다는 점과 이 회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업계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다만 손해보험사 전체가 직면한 문제인 채권부문의 투자수익률 감소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증권사들은 충고했다.
미국 증시의 침체 속에서도 경매업체 이베이의 주가가 4월4일 이후 석달 동안 두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는 데 고무됐는지, 증권사들의 옥션에 대한 평가는 점점 후해지는 모양새다.
일부에서 옥션이 올해 말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 통과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불거져나오면서 전자상거래 대표기업으로까지 칭송받고 있다.
이 덕인지 전자상거래 관련기업들도 오랜 잠에서 깨어나 추천종목에 일부 올랐다.
일본과 중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 이네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의 백화점쪽 전자상거래를 맡고 있는 신세계I&C 역시 전자상거래 붐을 타고 추천대상이 됐다.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들썩거리면서 인터넷 대표주격이 된 엔씨소프트도 거론됐다.
롤플레잉 게임 ‘울티마’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게임개발자 개리어트 형제를 비롯한 20명의 인력을 영입해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재료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의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 통과를 계기로 보안관련주 강세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실속은 없었는지 장미디어인터렉티브, 싸이버텍홀딩스 등은 움츠러들고 퓨쳐시스템만이 홀로 보안테마 수혜주로 지목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