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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당신의 재산을 맞춤관리해드립니다”
[머니] “당신의 재산을 맞춤관리해드립니다”
  • 박종생
  • 승인 2000.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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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재무관리시스템(PFMS) 도입 본격화…금융기관의 폐쇄성과 문화적 제약요인 극복이 관건
당신은 자기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는가. 아마 대부분은 아파트 매매가나 전세가, 주식, 은행예금 등을 추산해 어림짐작하는 수준일 것이다.
은행예금만 해도 여러개 통장에 나뉘어 있는 탓에 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다.
당장 월말만 되면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막기 위해, 혹은 대출금이나 아파트 관리비를 내기 위해 서너군데 은행계좌를 들락거리는 게 보통사람들의 모습이다.


최근 한곳에서 자신의 모든 자산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고, 각종 금융결제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이른바 개인재무관리시스템(PFMS;Personal Finance Management System)이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국내 인터넷 사업에서 마지막 남은 노다지라고 주목할 정도로 이 서비스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PFMS는 고품격 ‘재무담당 비서’ PFMS는 한마디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개인의 재무관리를 통합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은행예금 거래에서부터 주식, 보험, 부동산, 세금, 연금, 노후관리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모든 금융거래와 자산을 통합관리해준다.
재무설계도 척척 해낸다.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무담당 비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혹시 상당 금액의 예금을 은행에 예치한 사람이라면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서비스 아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맞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오프라인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른바 PB(Private Banking)라는 것이다.
지금도 VIP 고객이 은행에 찾아가면 넓은 응접실이 갖춰진 곳으로 안내되어 이런 서비스를 받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오프라인에서 VIP 고객이 받던 대접을 일반 서민들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에서 유래했다.
미국은 개인이 직접 소득세를 신고하기 때문에 이런 소프트웨어들이 일찍부터 개발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8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초창기에는 세금신고용으로 이용됐으나 그 용도가 차츰 확대됐다.
가계부 기능에서 계좌통합관리, 자산컨설팅 등의 기능까지 추가됐다.
미국에서는 1600만여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계부 기능은 지난해부터 시작 PFMS 서비스는 국내에서 부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계좌통합 서비스는 아직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우선 가계부 기능만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마인즈 www.mines.co.kr , 한국은행 www.bok.or.kr 의 다람쥐 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보다 발전된 형태로 조이닷컴 www.zoi.com 의 조이뱅크 프로그램과 같은 통합 홈뱅킹 서비스가 있다.
채널아이를 통해 서비스되는 이 프로그램은 신한 조흥 주택 외환 국민 농협 등 6개 금융기관의 계좌를 관리해준다.
조이닷컴의 한 관계자는 “이들 6개 금융기관의 계좌를 한 화면에서 모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PC통신으로만 가능하다.
웹 버전은 올 연말께 출시된다고 한다.
엔머니뱅크 www.nmoneybank.com 도 위드머니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 송명호 개발이사는 “수입·지출 입력에서 예결산 보고, 인터넷뱅킹까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미래설계 기능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금융서비스 업체로는 크레디앙 www.credian.co.kr 이 국내에선 제일 먼저 이 개념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PFP(Personal Financial Planning)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재무설계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계좌통합이나 은행계좌 정보 서비스도 된다.
최근 팍스넷, 가치네트, 이머니 등이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30% 이상의 고객들이 비용을 내고서라고 계좌통합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무료서비스가 일반화된 인터넷에서 돈을 내고 이용하겠다는 고객이 이 정도로 많다보니 온라인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PFMS 서비스를 하는 곳은 하나은행 www.hanaib.com 이다.
지난 7월 시작한 이 서비스는 홈뱅킹, 가계부, 재무설계, 실시간 전문가 상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은 자신의 계좌 내역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여기에 다른 은행계좌나 부동산, 증권, 보험 등의 금융자산을 등록해놓으면 자신의 재산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본래 의미의 PFM에 상당히 가까이 갔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아직은 다른 은행들의 계좌정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계좌통합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주택은행도 이달 말에 PFMS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본격 서비스는 내년말에나 가능할 듯 국내에서도 PFMS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것은 몇가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소비자들이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늘어가고 있다.
적지 않은 은행통장과 신용카드 등을 한꺼번에 관리하고 싶다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바라는 바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이 은행거래뿐만 아니라 증권, 신용카드, 펀드, 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금융기관들은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PFMS가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
가장 크게 대두하는 것이 금융기관의 계좌정보 통합이다.
은행들은 자신의 고객정보를 다른 은행에 제공하기를 꺼린다.
은행권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 은행의 계좌가 호환되는 시기는 대략 내년 하반기쯤으로 예측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증, 보안 등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그정도 시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고객의 계좌정보를 온라인 금융서비스 업체에 제공할 것이냐도 관건이다.
현재 서비스를 준비하는 온라인 금융서비스 업체들은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머니뱅크 송명호 개발이사는 “금융기관의 계좌정보가 연결돼야 실질적인 PFMS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계속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은 애초 계좌정보를 이들 업체들에 제공하는 것에 반감을 가졌으나, 최근 전자금융이 확산되면서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팍스넷이 준비하는 팍스머니는 일부 은행들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 고유한 금융문화도 넘어야 할 산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금융거래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상당히 꺼려 한다.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은 세원 포착의 우려 때문에 그렇고, 몇몇 개인들은 비자금이 노출되는 것을 싫어해 그렇다.
미국처럼 투명한 금융거래 관행이 정착되지 않은 것이 PFMS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은행 인터넷팀 윤종호 팀장은 “금융기관의 계좌정보는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게 하고, 노출하기 싫은 금융정보는 자신의 PC에 저장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될 것”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실정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대표적 PFMS 사이트들 미국의 대표적인 PFMS 사이트는 인튜이트의 퀵큰 www.quicken.com 이라는 곳이다. 금융기관들의 계좌통합관리 기능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부동산, 보험, 금융거래, 노후계획, 소규모 사업, 세무 등에 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재무계획과 관련한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경쟁사들에 견주어 보험, 세무,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재무설계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사이트는 현재 2200만여명의 소비자가 이용하며 미국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 추이는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업체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금융포털 CBS 마켓워치 cbs.marketwatch.com는 기업공개 때 주당 120달러를 초과했으나 현재는 5달러대를 맴돌고 있다. 스트리트닷컴도 지난해 6월 상장 때 70달러였으나 지금은 5달러대로 폭락했다. 그러나 인튜이트는 지난해 30달러 수준에서 머물다 현재는 60달러대로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10억달러대에 이를 만큼 수익성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큰 곳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머니 사이트 moneycentral.msn.com다. 이곳은 MSN에 속한 금융포털과 연결을 통해 다양한 재무정보 및 설계기능을 제공한다. 부동산 정보가 경쟁사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두 회사가 PFMS의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곳들이라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개인의 재무설계를 해주는 곳이 디렉트 어드바이스(Direct Advice)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이 회사는 연간 수수료 75달러를 받고 개인의 금융자산을 분석한 뒤 특정 목적에 맞게 재무설계를 해준다. PFMS 관련 솔루션을 만들어 금융기관에 파는 요들리(Yodlee)와 버티컬원(VerticalOne)도 주목받고 있다. 요들리는 지난해 2월 설립된 신생업체이지만 탁월한 e-파이낸스 엔진을 개발해 각광받고 있다. 이 엔진은 은행, 보험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자료를 받아 이를 개인들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소비자들은 초기에는 자신의 계좌정보를 여기에 등록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머니 곽우종 이사는 “초기엔 방문자 가운데 20%만이 자기의 계좌정보를 남겼으나 지금은 70~80%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엔진은 현재 시티, 체이스맨해튼 등 미국의 대표적 은행과 퀵큰, AOL 등 주요 웹사이트에서 사용하고 있다. 버티컬원은 센투라은행, CNBC 등에 계좌통합 솔루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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