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시청률 조사 쌍두마차, 민경숙 / TNS미디어 사장

2002-09-06     이동철 기자
TNS미디어코리아는 시청률 조사 회사다.
1998년 말 시청률 조사 분야에 뛰어들어 3년 만인 지난해 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올해는 AC닐슨과 연간 50억원 규모의 시청률 조사 시장을 양분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사 민경숙(43) 사장은 “시청률 조사 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주 고객은 방송사와 광고회사다.
시청률이 방송프로그램 제작과 광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 사장의 이력은 사업보다는 강단쪽에 더 잘 어울린다.
“대학에서 강의를 할까도 고민했지만, 사회에 훨씬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시청률 조사의 길을 걷게 됐어요.” 그는 미시간주립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91년 영국 레스터대학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종합유선방송위원회 광고심의위원과 한국방송광고공사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TNS는 세계 40여개국에서 시청률 조사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민 사장은 방송광고공사에서 일하면서 TNS와 인연을 맺었다.
“TNS와 함께 시청률 관련 업무를 추진한 적이 있는데, 그때 능력을 인정받아 TNS미디어코리아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6월4일 한국 대 폴란드 축구경기 종료 직전 방송3사 시청률 합계는 73%를 기록했다.
당시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흠뻑 빠져 있음을 이 수치로 확인했다.
시청률은 이처럼 방송사나 광고회사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주목받는다.
어떤 프로그램이 일정한 시간대에 시청률 1위에 올랐다면, 별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번쯤 그쪽 채널을 한번 들러보게 된다.
하지만 시청률을 어떻게 조사하는지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시청률 조사는 패널을 선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우선 전국적으로 8천~1만2천가구를 무작위로 선정해 연령, 성별, 학력, 직업 등 20여개 항목을 기준으로 분류한 뒤 1천가구를 추출한다.
그 절반인 500가구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선정한다.
패널 가구에는 약간의 수고료와 사은품을 준다.
“매년 1천가구 가운데 30%를 교체합니다.
타성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패널이 된 가구에는 ‘피플미터’를 설치한다.
피플미터는 데이터 저장기기로, 패널 가족 구성원이 TV를 시청할 때 자신의 고유번호를 누르면 이 정보를 저장한다.
저장된 정보는 매일 새벽 2시에 자동으로 TNS미디어코리아 서버에 전송된다.
민 사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피플미터는 주파수가 아닌 화면으로 방송을 구별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고 말했다.
TNS미디어코리아는 패널을 연말까지 1500가구로, 내년 말까지는 2천가구로 늘려 시청률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