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다

2006-08-21     이재현 기자
보이지 않는 컴퓨터 도널드 노먼 지음, 울력 펴냄, 1만7천원 현대 기술은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준 원천이기는 하지만, 인간을 효율성의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기술(기계) 중심의 사회에서는 인간의 사소한 잘못도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기계처럼 살 수 있고 왜 기계에 맞춰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기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특성은 무질서하고 산만하고 비효율적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창조적이고 유연성이 있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인간이 기계(기술)에 열등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현대 사회가 기술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첨단 기술의 처음은 모든 것이 기술 중심적이지만, 기술이 성숙한 그 나중은 인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인간 중심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기업 조직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는 맥가이버 칼과 같다는 말도 하고 있다.
맥가이버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것을 갖고 온갖 난관을 다 헤쳐 나갔다.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용도의 칼들이 있는가. 컴퓨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것 하나로 못하는 게 거의 없다.
문서를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고, 음악을 듣고, 영화도 본다.
하지만 컴퓨터가 이렇게 만능이다 보니 사용상의 어려움도 가중된다.
물론 오늘날의 컴퓨터는 사용성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배우기 어렵고, 사용하기 쉽지 않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은이는 정보 가전을 제안한다.
컴퓨터가 안고 있는 사용상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마술 같은 해결책은 근본적으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은이가 주장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컴퓨터의 컴퓨팅 기술은 전동 모터처럼 보이지 않는 기술이 되어야 하며, 사용 설명서 없이 쉽게 쓸 수 있는 가전제품처럼 컴퓨터도 기능과 특성에 따라 단순한 여러 정보 가전제품들로 세분화하면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재현 기자 yjh9208@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