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만드는기술의핵심은반죽농도와불조절이야.”
안산원곡초등학교후문앞구둣방에서붕어빵도굽는김형기(67)할아버지에게나이는세상을배워가는데아무런걸림돌이되지않는다.
2년전30여년의편안한공직생활을그만두었을때도뭔가스스로일구는일을하고싶어구두고치는일에도전했다.
적지않은나이에새로운일을배우는것이쉬울리없었다.
“내가해보니까너무힘들어서남들한테이일을가르쳐주고싶더라고.처음엔붕어빵설익히고,태우는일이숱했거든.이젠박사야박사.”
김씨는 혼자 독학해 만든 홈페이지 ‘구두수선과 붕어빵 세상배우기’ my.netian.com/∼ok3500 에 자신이 어렵게 배웠던 구두수선 기술과 붕어빵 만드는 노하우를 올렸다.
김씨 홈페이지는 초보자가 만든 태가 그대로 드러나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김씨의 세상배우기 지혜가 곳곳에 스며 있다.
“나모인터랙티브 여직원들이 나 때문에 아주 욕봤지. 내가 시두 때두 없이 전화 걸어 물어봤거든. 주위에 잘하는 젊은 사람이 있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워.” 홈페이지 업데이트도 틈나는 대로 한다.
컴퓨터가 너무 느리고 홈페이지 용량이 20MB밖에 안 돼 좋아하는 노래나 그림을 담지 못해 아쉽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직업을 모아 올린 것만 해도 용량을 꽤 잡아먹고 있단다.
“홈페이지 보고 구두 고치는 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연락을 해와요. 나이를 물어봐서 45살이 안 넘은 사람이면 내가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젊을 때는 돈을 벌어야 하고, 중년에는 일당을 벌어야 하고, 노인되면 용돈을 벌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거든.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늙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꽤 돼. 나이 들어도 계속 일하는 게 늙지 않는 비결이야.” 나이를 잊은 듯 세상에 막 발을 디딘 어린아이 같은 눈망울을 가진 김씨한테 아직도 세상은 배울 것으로 가득찬 신천지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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