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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주파수 ‘특혜’ 공방 가열
황금 주파수 ‘특혜’ 공방 가열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02.1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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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만 광대역 가능…SKT, LG U+ “공정경쟁 위배” 강력 반발

▲ 1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1.8GHz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업체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합리적 대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동통신 3사는 방통위가 제시한 주파수 할당안에 대해 격론을 펼쳤다. 

방통위가 추가 할당을 검토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1.8GHz 대역 60MHz 폭과 2.6GHz 대역 80MHz 폭이다. 매물로 나올 주파수는 2.6GHz 대역에서 40MHz 폭씩 A블록과 B블록, 그리고 1.8GHz 대역에서 35MHz폭 C블록, 그리고 15MHz폭 D블록 등 모두 4개 블록이다.

논란의 중심은 1.8GHz 대역 가운데 KT가 현재 쓰고 있는 대역에 인접한 15MHz폭 D블록이다. 이 대역이 KT에게 넘어갈 경우 KT는 손쉽게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나머지 2개사에게는 D블록이 별 의미가 없다. 크기가 작아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형식은 경쟁입찰이지만 KT에게만 유의미한 블록이기 때문에 내용상 특혜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에게만 유리한 D블록을 빼고 나머지 3개 블록만 경매에 부치자는 주장이다.

SKT 하성호 상무는 “100m달리기 하면서 한 선수를 50m앞에서 출발시킨다고 나머지 주자들의 기록이 단축되지는 않는다”며 “KT에 막대한 혜택을 제공하는 주파수 할당은 공정경쟁을 무너뜨린다”고 밝혔다. KT와 비교해서 10배의 망구축 비용이 들어가는 등 단말공급, 망구축 시기 등에서 절대적인 경쟁제한을 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1.8GHz 대역에 주파수가 없는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확보해서 3사가 동등한 경쟁을 벌이는 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는 “KT에 투자비 2.4조, 마케팅 4.9조 등 총 7.3조의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셈”이라며 “특정사업자에게 유리한 주파수 할당은 공정한 경쟁을 해칠 뿐만 아니라 3위 사업자의 경쟁탈락을 초래할 것”이라 강조했다. 속도 문제로 전체 사용자의 30%가 이탈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보조금 투입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그저 이탈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설명이다.

KT는 특혜라는 이유로 멀쩡한 주파수 대역을 버려두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 김희수 상무는 “가능한 주파수대역을 다 내놓고 모두가 경쟁해야 한다”며 “이 경우 3사의 설비기반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 주장했다. 보조금 지급 대신 설비경쟁을 하는 것이 보다 근원적인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업체들의 날선 공방과는 달리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선 패널들은 대체로 KT측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최재익 부장은 “주파수 활용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파수가 파편화 되면 낭비가 생겨서 곤란하다”고 밝혔다.

경희대 김영수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전파관리 차원에서 미할당 주파수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용배 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주파수 최저가격에 투자비 개념을 포함시키는 등 할당 대가를 높이거나 서비스 개시 시점을 늦추는 등의 비대칭 규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룹장은 “지난번 오름입찰 방식에 대해 과열경쟁이라는 비판여론이 있어 이번에는 밀봉 입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달 안에 주파수 할당방안을 결정하고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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