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는 11일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국영 TV와 라디오 방송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충격적인 발표에 보수당 주도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소수당 파트너들이 발끈하면서 연립정부 균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모스 케디코글루 정부 대변인은 12일 오전부터 헬레닉 방송사 ERT의 TV와 라디오 방송 신호가 끊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원 2500명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방송이 재개될 때까지 해고될 것이라고 케디코글루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언제 방송이 재개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영 TV 기자 출신인 케디코글루 대변인은 "ERT는 쓰레기 집합소"라며 "얼마나 많은 직원이 재고용될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ERT는 투명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 쓰레기의 전형으로 이런 상황은 오늘 종료된다"며 "다른 TV 방송보다 비용은 3∼7배, 인력은 4∼6배나 더 많고 시청률은 민영방송의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는 2015년까지 구제금융 조건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1만5000개를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번 국영 매체 직원 대규모 해고는 이와 관련한 첫 번째 조치이다.

이날 정부의 해고 발표에 대해 그리스 언론노조 POESY는 국제채권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방송사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 개 지상파 TV와 한 개 위성방송, 라디오 전국 및 지방 방송으로 이뤄진 ERT 직원 노조는 정부 방송 중단을 따르지 않고 계속 송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ERT 직원들은 본사 건물 앞에서 의원, 노조 지도자들과 함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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