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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프로] 전자결제시스템 프로그래머 류긍선
[나는프로] 전자결제시스템 프로그래머 류긍선
  • 이경숙
  • 승인 2001.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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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책

브라이언 W.커니건, 데니스 M.릿치 지음, 프렌티스 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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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oracle.com


“그럼, 이번엔 이걸 넣어볼까? 아으, 아니잖아.”
“야, 조용히 해. 너 혼자 하냐.”
“요기다 이걸 넣으면, 아으~. 또 안되잖아.”일은 게임처럼, 게임은 일처럼 힙합바지를 엉덩이께에 걸치고 헤드셋을 쓴 젊은이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는 게 꼭 동아리방 같다.
파티션으로 나눈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촘촘히 앉아 있는 모습이 게임방 같기도 하다.
다날 www.danal.co.kr의 정보통신연구소 풍경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전자결제시장을 60% 이상 장악했다는 텔레디트(Teledit) 프로그램이 바로 여기서,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랩송을 부르며 스타크래프트라도 하는 듯 ‘아으’를 연발하는 사람은 류긍선 팀장(25)이다.
들여다보니 게임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
몸에 탈취제 뿌려가면서 지샌 밤들 “재밌죠. 게임하는 것만큼.” 그의 첫 작품은 핑퐁게임이었다.
부모님이 게임프로그램을 사주지 않아 직접 만들어버렸다.
그후 스네이크, 자동차경주게임 등 10여종의 게임을 만들어 플로피디스켓에 담아 친구들한테 돌렸다.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키텔(kitel)의 통신동아리를 돌아다니며 모두 독학으로 배웠다.
프로그래밍에 더욱 재미를 붙인 건 20메가짜리 하드디스크가 달려 있는 AT컴퓨터를 가지게 된 뒤부터였다.
포트리스 같은 포격게임에서 스트리트파이터 비슷한 격투게임까지 갖가지 게임을 만들었다.
격투게임엔 동생이 이름까지 붙여줬다.
‘런닝파이터’. 등장하는 캐릭터가 런닝셔츠를 입은 남자 달랑 하나였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에 정진하기 위해 서울대 수학계산통계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곤 완전히 게임에 빠져 살았다.
“한때는 1주일 동안 게임방에서 살기도 했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자의 선구자가 아닐까 합니다.
한참 게임방 붐이 일 때 게임방에 컵라면이 생기게 한 게 저이고, 정액제가 생기게 한 것도 저입니다.
제가 PC방 문화의 터를 닦았죠.” 그의 생활은 게임마니아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텔레디트를 개발하던 지난해엔 5~6개월 동안 개발팀 6명이 회사에 매트리스를 깔고 함께 지냈다.
단체생활에서 발생하는 몇가지 문제들도 특유의 해결법으로 풀었다.
한여름 옷이 땀에 절었을 때 처리법은? 옷 입은 채로 몸에 페브리즈(탈취제)를 뿌린다.
매일밤 의자에 앉아 힘겨운 자세로 자는 버릇이 있는 187cm의 장신 팀원을 처리하는 방법은? 목받이와 등받이가 널찍한 ‘과장급용’ 의자를 사준다.
게임하듯 즐겁게 일하는 그이지만 프로그램을 대하는 자세는 매우 신중하다.
“비록 거래가 소액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돈이 오고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항상 신중한 자세로 개발에 임합니다.
한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고객에게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곤 합니다.
다음 목표는 온라인게임 개발 가장 좋은 조언자는 고객이다.
고객의 문의전화는 프로그래머로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결점을 깨닫게 해준다.
결제과정에서 오류가 생겼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짤 때였다.
“TID(transaction identification)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십시오”라는 메지지를 띄웠다.
프로그래머들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었지만 고객들은 “무슨 소리냐”고 물어왔다.
오류 사유나 처리 방법을 알려주는 메시지들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할 수 있는 한 쉬운 우리말로 풀어서 말해주었다.
“거래정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주십시오. 고객님의 거래건이 시간 지연(주민등록번호, 휴대폰 전화번호 입력창에서 확인을 누르고 5분 이상 지연된 경우입니다)으로 자동 취소 처리되어서 발생하는 에러입니다.
…” 그는 이미 몸으로 CRM(고객관리) 마인드를 체득한 모양이었다.
“우리 회사 사업이 서비스를 위주로 하느니 만큼 고객을 최우선하는 것이 개발자의 생명입니다.
개발자는 자칫하면 자기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쉽거든요. 그렇게 해서는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없지요. 고객의 요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 그가 만들고 싶은 다음 프로그램은 온라인게임이다.
그는 게임이야말로 IT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는 서버프로그래밍부터 미디(MIDI, 노래방의 음악파일)까지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걸 하나로 뭉치면 게임이 되겠지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은 틈날 때마다 게임을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마니아에서 개발자로…. 멋진 계획 아닌가요?”
좋은 결제시스템 3박자
신뢰성 돈에 대한 정보가 오가고 있는데 시스템이 멈춰버리면 큰일나죠. 중간에 돈이 날아가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장비는 신뢰성 높은 것으로 써야 합니다.
좋은 장비는 복구기능을 갖추고 있어 정전 따위의 외부 위험에 대한 내구력이 높지요. 물론 무척 비쌉니다.
무정전시스템(UPS)을 충분히 갖춰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안성 결제시스템에서 개인정보는 곧 돈입니다.
따라서 결제시스템과 이동통신사, 서비스 제공업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정보는 공개키 암호와 대칭키 암호를 통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해야 합니다.
통신망은 가급적 전용선을 쓰는 게 좋습니다.
또 사용자 로그는 상세히 기록해 반년 이상 가지고 있는 게 유용합니다.
시스템에 머무는 결제정보는 일정 기간만 유효하도록 해,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합니다.
그래야 개인정보가 새나가지 않아요. 신용카드나 현금지급카드처럼요. 속도와 편리 보안성과 편리함은 두마리 토끼 같아요. 보안을 높이면 속도가 떨어져 사용이 불편해지고, 사용이 편리해지면 보안성이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좋은 결제시스템은 이 둘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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