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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드사, 날개 달고 승승장구
2. 카드사, 날개 달고 승승장구
  • 김상범 기자
  • 승인 2001.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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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회원 잠재고객으로 확보, 앞날 장밋빛…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듯 SK텔레콤의 ‘모네타 카드’와 KTF의 ‘KTF 멤버십 카드’의 등장은 여러면에서 신용카드 시장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선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카드 시장에 날개를 하나 더 달아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 다른 하나는 향후 신용카드 시장에서 이동통신 업체가 칼자루를 쥐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올 들어 카드업계는 말 그대로 유사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의 신용카드 사용실적은 199조279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5% 증가한 기록적인 수치다.
카드 사용을 부문별로 보면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서비스 같은 대출기능 서비스의 이용실적이 129조7567억원으로 전체 카드사용액의 6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8% 증가한 것이다.
연말까지 400조원은 무난히 달성하리라는 전망이다.
카드 발급 건수로 따져보면 상반기까지 총 6837만4천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났다.
15살 이상 경제인구를 기준으로 따져볼 때 개인당 3.04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기록적인 사용실적에 힘입어 카드 업계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삼성, LG, 비씨, 국민, 외환, 동양, 현대 등 7개 전업 카드사들은 총 1조1789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거둔 5307억원과 비교해 91.8%,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149.8%의 기록적인 증가율이다.
카드 사업을 하고 있는 19개 은행도 2조3385억원의 카드 수익을 올렸다.
현재 시장점유율을 보면 은행계 연합카드인 비씨카드가 29%대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삼성과 LG 두 회사가 각각 22%대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실적 호전에 힘입어 LG, 외환, 삼성카드 등이 잇따라 증시 진출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카드업계, 유사이래 최대 호황 경기불황에다 미국 테러사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 팔레스타인의 위기 고조 등 세계 시장의 거듭된 악재로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에서도 카드 시장만큼은 초호황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카드 시장 급팽창은 정부의 카드 사용 권장 정책과 카드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바 크다.
99년부터 도입한 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한도 확대와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세액공제, 현금 서비스 한도제한 철폐 등의 카드 사용 권장 정책이 올 들어 완전히 꽃을 피웠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1월부터 실시한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도 카드 사용을 부추겼고, 카드사들이 주유소, 음식점, 놀이공원 등과 제휴해 요금할인 혜택을 부여하거나 교통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부가서비를 확대한 것도 카드 사용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권장정책과 함께 주 소비계층인 20~30대 고객들이 현금대신 카드 결제를 선호하고 휴대전화 이용자나 전자상거래의 확산도 카드 사용을 부추겼다.
이러한 카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신규로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발길도 계속됐다.
현대는 8월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면서 숙원이었던 카드 시장에 발을 내디뎠고, 롯데그룹도 카드 사업 진출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내년에 진입장벽이 완화되면 카드 사업에 참여하는 신규업체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엄청난 수익을 올린 은행들도 카드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회원 확보 경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드 사용 실적과 그에 따른 수익의 급증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에서 SK텔레콤과 KTF의 통합 멤버십 카드의 등장은 카드 업계로서는 비상한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두 회사 합쳐 2300만명에 이르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통합카드의 활성화를 위해 두 이동통신회사들이 단말기 보급은 물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카드 시장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통합카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별하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한두개 정도의 카드사만을 제휴사로 끌어들일 계획이었으나 카드사들이 앞다퉈 나서, 결국 5개사를 선정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최대 수혜자는 사용자 그렇다면 카드 업체는 제휴카드 발급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이 또한 당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얘기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 신용카드 한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3천원 안팎인데 IC칩 두개가 포함된 통신 제휴카드는 1만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여기에 더 많은 부가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과 새로운 단말기·시스템 설치에 드는 비용을 포함하면 그다지 수익을 기대할 순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카드 업체에서는 두 이동통신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회원들을 자연스럽게 자사 신용카드 회원으로 유도할 수 있어, 이들의 카드 사용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IC칩 단말기와 리더기 보급이 확대되면 초기 카드 발급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또한 ‘국내 1, 2위 이동통신업체’라는 SK텔레콤과 KTF의 브랜드 가치와 탄탄한 영업망을 활용하면 카드사에서 회원확보에 드는 영업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쪽은 사용자들이다.
번거롭게 여러 장의 카드를 사용할 필요도 없는데다 이전까지의 멤버십 서비스에 더해 교통카드와 신용카드 기능, 전자화폐를 한꺼번에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게다가 카드 사용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과 환급 비율도 이전에 비해 대폭 커졌다는 평가가 사용자의 귀를 더욱 솔깃하게 한다.
이른바 ‘원 카드’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마음껏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카드 사용이 확대되면서 신용불량자 양산인 불법 도용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고 높은 수수료 문제가 심심치 않게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사용자에게 혜택이 크다는 얘기는 카드사로서도 반길 일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통합카드의 앞날은 밝아 보인다.
결국 결국 카드 시장의 상승세는 통합카드의 등장으로 계속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카드 시장의 콧노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모네타 카드와 오케이캐쉬백

신용카드 사업에 직접 진출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진 SK가 다이너스카드 입찰에 나서지 않고, 그대신 SK텔레콤을 통해 모네타 카드에 집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모네타 카드만으로 카드 사업 직접 진출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수익 전략이나 속셈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런데 모네타 카드 발급과 함께 또 한곳 SK 안에서 주목받는 곳이 있다.
'모네타 카드가 발급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진전될 겁니다.
' SK텔레콤의 모네타 카드 발급을 손꼽아 기다리는 곳은 바로 (주)SK의 오케이캐쉬백 사업부다.
오케이캐쉬백 사업에서 모네타 카드가 미치게 될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SK가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는 통합 마일리지 포인트 ‘오케이캐쉬백’은 현재 1500만명 정도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원들에게 쌓인 포인트도 1200억원 정도에 이른다.
그런데 SK는 올해 연말에 포인트 적립금액만 2천억원, 2003년에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1조원에 이르면 포인트 운영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장담의 이면에 모네타 카드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네타 카드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오케이캐쉬백 회원이 된다.
모네타 카드와 제휴한 카드사 역시 오케이캐쉬백 가맹점이 된다.
모네타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자는 포인트를 쌓게 되고 가맹점인 카드사는 캐쉬백 포인트를 SK에 쌓아줘야 한다.
결국 모네타 카드에서 흘러들어올 포인트가 엄청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쌓인 포인트는 최근 문을 연 유무선 통합 포털 네이트에서 결제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오케이캐쉬백 비즈니스의 그림이 탄탄해진다.
그렇다면 모네타 카드는 SK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마케팅 전문그룹의 보검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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