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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항공사, 양대 항공사 ‘항공동맹’ 신경전
[비즈니스]항공사, 양대 항공사 ‘항공동맹’ 신경전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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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서비스·글로벌 경영 내세우며 티격태격… “대형사에 대한 줄서기일 뿐” 비판도 대한항공이 지난 2월27일 주요 언론에 내보낸 노무현 대통령 취임축하 광고에 아시아나항공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이 이날 광고에서 “스타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문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대한항공이 ‘도발’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의 일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은 또 다른 글로벌 항공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의 회원이다.
따라서 이날 광고는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을 겨냥한 것이다.
광고전을 먼저 펼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월1일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전부터 대대적 광고전을 펼쳤다.
“세계적인 우수 항공사들의 항공망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이미지에 눌려, 국제적 연계가 약하다는 인식을 떨쳐버릴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2년9개월 정도 항공동맹체에 먼저 가입했던 대한항공은 조용히 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었다.
이에 따라 화들짝 놀라며 대응광고로 받아친 것이다.
세계 ‘빅3’ 항공사가 ‘항공동맹’ 주도 항공동맹체란 항공사들끼리 뭉쳐 공통 브랜드를 사용하며 회원사 사이에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항공동맹체는 1990년대 말 처음 등장해 ‘빅3 항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를, 아메리칸항공은 원월드를, 델타항공은 스카이팀을 이끌고 있다.
세 항공사가 세계 하늘을 3등분하고 있는 셈이다.
각국의 항공사들은 서로 대형 항공사에 줄서기를 하면서 글로벌 경영전략을 꿈꾸고 있다.
항공동맹체 가운데 대표주자로는 스타 얼라이언스(Star Alliance)를 꼽을 수 있다.
스타 얼라이언스는 97년 5월 미국의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중심이 돼 발족한 최초의 항공동맹체로, 15개 회원사가 가입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124개국 729개 공항을 연결하고 있다.
두번째로 탄생한 항공동맹체는 원월드(One world)다.
원월드는 98년 9월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제공되는 우대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스타 얼라이언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핵심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이 지난해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감축경영에 들어가 다른 회원사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항공동맹체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00년 6월에 출범한 스카이팀(SkyTeam)이 있다.
스카이팀은 다른 동맹체에 비해 출발이 가장 늦었지만 소수 정예 체제로 스타 얼라이언스를 벤치마킹해 급성장하고 있다.
스카이팀 회원사는 114개국 512개 도시에 취항하고 전세계 349개 공항라운지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1일 스타 얼라이언스에 15번째 회원사로 동참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비해 마일리지 제휴회사 수가 적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왔다.
특히 VIP고객들은 세계 라운지 이용 혜택 등도 적어 아시아나의 ‘고품질 서비스’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용을 외면해왔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아시아나는 항공동맹체에 가입함으로써 이런 고객불만을 상당부분 누그러뜨리면서 핵심 타깃층인 VIP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우선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회원사 항공기를 이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것과 똑같은 마일리지 누적이 가능하다.
항공동맹체 가운데도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회원사가 가장 많으므로 아시아나 고객에게 큰 도움이 되는 셈이다.
당연히 마일리지 축적이 쉬워지므로 보너스 항공권 발급도 더 자주 받을 수 있다.
또한 골드회원이 되면 전세계 주요 공항의 500여개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라운지 이용권도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0만마일 이상을 이용한 고객에게 골드회원 자격을 줄 예정이라고 한다.
10만마일이면 서울과 도쿄를 편도 기준으로 5번 이용한 것이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해 “세계 항공사들과 어깨를 함께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아시아나항공 박찬법 사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스타 얼라이언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 서비스 품질을 자랑하는 항공동맹체로 아시아나항공의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은 아시아나에 커다란 의미인 셈이다.
글로벌 제휴로 수익성 개선엔 도움 물론 대한항공도 스카이팀에 창립멤버로 참여할 정도로 국제적 항공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그만큼 자부심도 강하고 갓 항공동맹체에 가입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때문에 아시아나의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눈치이지만 애써 무시하고 있다.
대한항공 고위관계자는 “조만간 노스웨스트항공(미국 3위)과 컨티넨탈항공(미국 4위)이 가입하면 스카이팀이 세계 최대의 항공동맹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 항공업계는 짝짓기 경쟁을 통해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제 항공동맹체에 가입하지 않은 항공사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게 시대적 흐름이다.
어찌됐든 아시아나항공이 항공동맹체에 가입하면서 국내 두 항공사는 모두 경쟁무대를 세계로 옮기게 됐다.
전문가들도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이 동맹체의 운송과 객실 규정을 벤치마킹하고, 직원교류와 세계적 매체의 지속적인 광고로 선진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글로벌 제휴로 공동조업과 공동구매, 원가절감 등을 이룰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증권 지헌석 연구원은 “항공동맹체 가입은 당장에는 수익증대와 경영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두 항공사가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공격공영을 미리 포기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더 높은 시장지배력을 스스로 던져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승객들 어떤 서비스 받을 수 있나

중소기업체 김아무개 사장은 파리를 거쳐 애틀랜타, 일본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하다.
김 사장은 현금을 적게 사용하고 마일리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대한항공에 문의했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항공동맹체)을 소개하며 서울-파리(KAL/적립 마일리지 사용), 파리-애틀랜타(에어프랑스/현금 사용, 5475마일 적립), 애틀랜타-도쿄(델타항공/현금 사용, 8584마일 적립), 도쿄-서울(KAL/적립 마일리지 사용)이라는 프로그램을 짜주었다.
대한항공 스카이팀은 김사장에게 최상의 프로그램이라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김씨는 대한항공의 모닝캄 회원(탑승실적 5만마일 이상)으로 현재 10만마일을 적립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사장은 적립한 마일리지를 이용해 서울-파리와 도쿄-서울 구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 구간은 현금결제를 해 마일리지를 적립하기로 했다.
동맹 항공사 구간은 편도를 이용해도 마일리지를 왕복으로 적용해주기 때문에 많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이외에 김사장은 스카이팀 회원사 지점에서 어디서나 여행일정을 조정하는 예약 및 안내 서비스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모니캄 회원인 그는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주는 회원사 라운지의 자유이용권도 덤으로 받았다.
또한 각국의 공항에서는 탑승수속을 할 때 단 한번의 체크인으로 탑승권과 수하물을 처리받을 수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 있을 때도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전세계 512개 도시, 8200여 항공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항공동맹체 현황 /스타 얼라이언스/ 원월드/ 스카이팀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타이항공, 루프트한자항공, 스칸디나비아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라우다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메히카나항공, 뉴질랜드항공/ 캐세이항공, 영국항공, 에얼링구스, 이베리아항공, 아메리칸항공, 칠레항공, 퀀태스항공/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체코항공, 알리탈리아항공, 델타항공, 멕시코항공 설립연도/1997년 5월/ 1998년 9월/ 2000년 6월 취항국가 수/ 124/ 135/ 114 취항항공기 수/ 2100/ 1491/ 1175 총매출액/ 740억달러/ 489억달러/ 363억달러 수송분담률/ 24.0%/ 17.3%/ 13.3% (자료:IATA, 각 동맹체 홈페이지, 2001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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