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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최범석 포르투나2002 사장
[사람들]최범석 포르투나2002 사장
  • 이원재 기자
  • 승인 2003.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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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정치이자 거대 산업”


중학교? 서울 서대문중학교. 고등학교? 독일 공립학교 한군데와 미국 사립학교 한군데. 대학? 미국 버클리대 경제학과. 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책학 석사과정,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과정. 경력? 60개국 배낭여행, 저서 '반더루스트, 영원한 자유의 이름' 출간 등등….

최근 차범근(문화방송 해설위원)·차두리(독일 빌레펠트) 부자의 에이전트를 새로 맡게 된 스포츠 마케팅회사 포르투나2002 최범석(36) 사장의 ‘화려한’ 이력이다.
차범근 위원과 차두리 선수는 이전까지 차 위원의 아내 오은미씨가 에이전트 역할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차두리 선수가 독일에 진출하면서 외부 에이전트를 구하게 됐다.
그런데 이 자리를 지난해 2002월드컵조직위원회 해외홍보과장을 맡고 있던 최범석 사장이 이끄는 신생 스포츠 마케팅 기업 포르투나2002가 따낸 것이다.


“세계 60개국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돌아다녔습니다.
공부도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하게 됐죠. 그렇게 살아온 게 결국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뛰어들게 된 원인이 된 셈이네요. 떠돌이 같은 삶 덕에 축구가 정치보다 강한 정치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까요.”

고등학생시절 축구선수였고 대학시절 축구 심판을 하기도 했던 그는, 수많은 지역을 돌아다니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면서 스포츠의 위력을 점점 더 실감했다.
축구 하나만으로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대화가 통했다.
축구가 정치도 갖지 못한 엄청난 통합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축구선수시절 운동장에서 감격스러운 역전골을 넣는 순간만큼이나 강한 매력을 느꼈다.
이게 지난 2000년 배낭여행광이자 정치학도인 최 사장이 월드컵조직위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수락한 이유였다.


그런데 축구는 정치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산업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조직위에서 발견했다고 최 사장은 말한다.
“영국에 애버튼이라는 프로축구단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구단 유니폼에는 구단 이름이 한자로 쓰여 있습니다.
중국 통신회사가 이 구단 경기의 중계권을 사들이는 동시에 유니폼 광고권도 사들였기 때문이죠.” 물론 애버튼에는 중국의 스타 축구선수 두명이 포진해 있다.


심지어 선수들의 옷에 자국 관객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글자로 광고를 할 만큼, 이곳은 치열한 자본주의의 현장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에 한국 선수들이 잇따라 입단하는 것도, 미안한 얘기지만 그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서인 것만은 아니다.
아인트호벤 구단이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한국 시청자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스타와 팬들은 이제 비즈니스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최 사장이 꿈꾸는 스포츠 마케팅 기업은 미디어와 구단과 선수와 팬들을 연결해 시장을 만들어내는 스포츠산업의 두뇌다.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스포츠 마케팅사들이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다.
미지의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그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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