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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황혁 브릿지웰인베스트먼트 대표
[사람들] 황혁 브릿지웰인베스트먼트 대표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3.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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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투자 전성기 올 것”


역시 조용필이다.
데뷔 35주년 기념으로 8월30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콘서트 ‘더 히스토리(The History)’의 VIP석 표는 공연이 한달보름이나 남았는데 벌써 다 팔렸다.
해외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7월10일까지 일본에서 4천장, 미국에서 2천장이 예매됐다.
관객석이 5만석, 출연진과 스태프만 3천명이 넘는 대형 공연이지만 아무도 표 팔 걱정은 하지 않는다.
한국 가요계의 거장 조용필이 아닌가.

그런데 콘서트 투자자가 뜻밖이다.
지난해 12월 창립된 신생투자사 브릿지웰인베스트먼트다.
게다가 투자사로선 단독으로 참여했다.
인맥과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연예계, 소위 딴따라판에서 신생투자사가 이렇게 큰 투자권을 얻은 건 ‘일대 사건’이다.


이 ‘사건’의 주동자, 황혁(43) 대표의 이력도 뜻밖이다.
쌍용증권, 세종증권을 거쳐 모아증권 전무를 지낸 증권맨 출신이다.
그는 투자 성사 비결을 이렇게 털어놓는다.
“공연판은 공연을 초기부터 계획한 기획자가 자기 수고비를 제대로 가져가기 어려울 정도로 투자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획자, 제작자, 투자자가 골고루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계약 조건을 내걸었죠. 덕분에 소문이 좋아져 여기저기서 좋은 공연을 제의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4월에 열린 신화 콘서트도 이 회사에서 단독으로 투자했다.
모두 합해 5억원을 투자해 수익으로 5억원을 남겼는데 이것을 기획사와 투자자가 어떻게 나눴는지는 계약 조건이므로 비밀이란다.
이 회사는 7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전시회 <프랑스 나폴레옹대전>, 뮤지컬 <그리스>에도 투자하고 있다.
둘 다 총 투자규모만 12억원, 11억원에 이르는 대작이자 흥행 기대작이다.
연말엔 순수 창작 뮤지컬과 어린이 뮤지컬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아직 법인자본금 20억원과 약간의 운용자금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회전율이 상당히 높다.
내년부터는 일반인 자금도 운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문화 투자에 자신감을 나타낸다.
“주식 투자가 그렇듯 문화 투자에서도 중요한 것은 선구안(選球眼)입니다.
투자건수 가운데 열에 둘 정도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데, 넘어서면 크게 넘어서는 특징이 있죠. 관람문화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헤겔의 말처럼 물질이 극단으로 가면 사람들은 예술과 철학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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