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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준 /박준뷰티랩 사장
2. 박준 /박준뷰티랩 사장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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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교육·투자만이 브랜드 살려”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을 말해 보라면 몇 명이나 꼽을 수 있을까. 박준뷰티랩의 박준(52) 사장은 그런 면에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
많은 스타들이 뜨고 지는 사이, 박준 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우리나라 미용실 프랜차이즈의 대표 브랜드로 가꿔 왔다.
그것이 일생에 ‘한번’ 뜨는 사람과 박준 사장의 차이다.
박준 사장은 남성 미용사 1세대로서 개인을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다.
80년대 초반 마샬미용실이 미스코리아들을 배출하며 장안에 이름을 날리던 시절, 박준 사장은 마샬미용실 수석 헤어디자이너로서 매스컴에 나와 최첨단 헤어 트렌드를 알리곤 했다.
당시 남성 미용사가 드물어 자연스레 주목을 받았고, 박준 사장은 세상의 주목을 적절히 활용해 자신을 브랜드화해 갔다.
박준 사장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고 난 후가 오히려 실력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공인이 되면 실력을 쌓기엔 더 좋은 조건이 되는 것 같아요. 이름만 있지 내용은 없다는 소릴 듣지 않으려면 더 노력해야만 하거든요.” 헤어디자이너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하면서부터 박준 사장은 기민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82년 명동에 첫 미용실을 열고 1년쯤 지났을 때, 당연히 2호점을 고민했다.
하지만 1호점과 똑같은 형태로는 큰 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때 박준 사장은 발상을 전환해 남성전용 미용실을 2호점으로 열었다.
그때만 해도 남자들이 미용실에 간다는 건 상상하지 못할 때였는데, 박준 사장은 다른 방향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호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많은 여성 고객들이 남편, 남자친구들을 데려왔고, 내로라하는 남자모델, 연예인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3~4년이 지나 이젠 남성들의 미용실 출입이 자연스러워지자, 박준 사장은 과감하게 2호점을 닫았다.
“남성들은 머리 모양이 단조로워 직원들에게 실력 향상의 기회를 줄 수 없거든요.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생각했지요.” 패션 주도층이 명동에서 강남으로 넘어갈 것을 감지한 박준 사장은 2호점을 닫으며 얻은 돈으로 현재 청담동 본점으로 거점을 옮겼다.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싼값에 부지를 사들였으니 부동산을 보는 안목도 만만치 않았던 셈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길이었다.
2000년까지 프랜차이즈가 약 70여개로 늘어나면서 한때 기네스북에 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춘 게 아니었다.
막 자신감이 들 무렵, 박준 사장은 갑자기 영국 유학을 선택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세계화, 정보화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직접 선진 세계를 보고 오자 생각했죠.” 굴지의 프랜차이즈를 일군 경영자가 영국 뷰티숍에서 직접 디자이너로 일하며 그들의 미용 시스템과 교육 과정들을 몸으로 익혔다.
약 2년4개월 동안 최고급 뷰티숍을 돌아다니며 미용실 경영 노하우를 챙겨온 것이다.
박준 사장은 이제야 사업이 뭔지 알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우선 주춤해 있던 가맹점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가맹점이 90개쯤 되는데, 제가 본점만 직영으로 운영하고 다른 곳은 로열티만 받았거든요. 그게 실수였어요. 직영점을 늘려 상권을 확보했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지금 살던 집값까지 빼서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 영국에 다녀온 뒤 강조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교육이다.
현재 전 프랜차이즈에 1500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말단 직원에서부터 점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매달 교육을 받아야 한다.
프랜차이즈를 내줄 때에도 자체 교육을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래야만 브랜드가 살아남아요. 프랜차이즈가 교육 없이 유지될 수 없거든요.”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미용산업은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이상의 투자가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주5일 근무제도 그런 의미에서다.
직원을 20%나 더 뽑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박준뷰티랩은 사업 확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코스닥에도 등록할 포부도 가꾸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최초 코스닥 등록 ‘미용실’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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