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31 (금)
[이슈인터뷰]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
[이슈인터뷰]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5.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정책이한국미래좌우
판교신도시에100%영구임대주택지어야



경제의위기국면은끝났고,내수도조만간회복될것이라는게정부의인식인데,정반대의진단을내놓았다.
어떤뜻인가?


먼저내수침체가왜발생했는지를봐야한다.
우연치않게신용카드,부동산투기와겹쳐발생했지만,내수침체의근저에는인구구조의변화가놓여있다.
과연소비가살아나고있나.3월도소매판매가몇%늘어나기는했지만물가도같이올랐다.
지난해3월에100원짜리가지금110원이됐다고하자.지난해3월,100원짜리가100개팔렸다면매출이1만원이다.
그게올해110원으로올라95개만팔려도매출액은늘어난것으로나타난다.
경제성장은실질베이스,수량베이스로봐야한다.
자동차판매지수를보면,지난해보다안팔렸다.
도소매판매가1.3%늘었지만,소비자물가지수는연율로환산해4%올랐기때문에GDP통계는당연히마이너스다.
이게위기가끝난것인가.오히려지금안으로곪아가고있다.
중소기업들이모든부담을다전가받고있다.
아직은다행히버티고있지만,중소기업이한계에부딪혀무너지기시작하면대기업들도넘어가기시작할것이다.
올해POSCO가사상최대흑자를내고있다.
생산량이증가해서가아니라가격이올랐기때문이다.
풀가동상태라더생산할수도없다.
POSCO는엄청나게흑자를내는데,철강을사다쓰는자동차부품업체나하청업체는초상집이다.
그렇다고현대자동차가납품가를올려주지도않는다.
현대자동차도엄청난흑자를계속내고있다.
안으로자꾸곪아가는데대책이없다.
연초에재정조기집행하면경제가금방살아날것같이이야기했지만,지금어떤가.구조자체가악화됐으면악화됐지개선되고있지는않다.


장기침체를경고하는것인가?

10·29부동산대책이나온2003년을기준으로봐도내수침체이야기가나온게벌써2년반이됐다.
다음달에좋아진다,다음분기에좋아진다,하반기에,내년초에좋아진다,이렇게계속해왔다.
2년반정도침체하고있으면장기침체아닌가.몇년정도침체해야그걸장기라고이야기할것인가.올연말까지도내수가풀릴가능성이안보인다.
그러면3년째가된다.
정부에서자꾸장기침체가아니라고하는데,만약정말장기침체라면어떻게할것인가.정책담당자들이이런진지한문제인식을갖고있느냐가중요한것이다.
자기임기동안만탈없이지나가면된다는식으로는하나도문제가해결되지않는다.


부동산정책이해결책이될수있나?

부동산문제에오해가많다.
부동산문제는부동산을많이가지고있는사람들의불로소득이배가아프다거나,부자들에대한시기심,평등주의이런이야기가결코아니다.
부동산문제는나라의장래가달린문제다.
요즘20~30대젊은사람들연봉이,대기업에다니는극소수를빼고는대개2천~3천만원쯤된다.
그런데작은집한채가2억,3억원간다.
이런상황에서어떻게아이를낳겠나.세금걷어서출산장려금줘봐야소용이없다.
근본적으로는주거문제와교육문제를해결해줘야한다.
그렇게되면자기가버는돈으로충분히아이낳고살수있다.
1960~70년대0~4살유아수가450만명이었는데,지금은300만명으로줄었다.
연령별로따져30만명이줄어든것이다.
당장그여파가유아시장에나타나고있다.
유아관련산업시장이20%이상확줄었다.
예전감각으로보면죽은것이다.
90년대들어출산율이급락하기시작했는데,그때태어난아이들이지금15살전후다.
상대적으로1인당소비액이증가해그나마10대시장이아직은유지되고있다.
자동차나,냉장고,에어컨도단계적으로다영향을받게된다.
부동산투기로인한가계의과대부채로소비가저조한것도있지만,장기적으로보면우리나라의인구구조가그렇게변화하고있는것이다.
내수의구조적인침체를피할길이없는것이다.


인구감소는경제의성숙에따라나타나는자연스런변화아닌가?

문제는이런위기적상황을풀수있는정책적수단을찾는것이다.
젊은세대의숫자가줄어드는것을억제하고,1인당소비액을키워주는것밖에는방법이없다.
1인당소비액을늘리려면소득,즉연봉을올려주거나지출을줄여주면된다.
임금을인상하는것은기업의경쟁력과직결되기때문에한계가있다.
지출을줄여주는것이현실적인대안이다.
가장지출비중이큰항목이뭔가.바로주택비와교육비다.
이2가지를어떻게잘줄여주느냐가한국경제의내수경기가구조적으로장기불황에빠지느냐,빠지지않느냐를결정하는정책적인핵심포인트다.
그런차원에서부동산문제에접근해야한다.
평등주의나이런문제가아니라시장경제가망하느냐마느냐의문제인것이다.
이걸제대로해결하지못하고가면악순환이닥친다.
인구가줄면소비가줄고,자영업자나기업이문을닫아야한다.
그러면소비는더줄어든다.
많은자영업자들이어렵다고하는데,근본적으로는지금사주는사람이없기때문에어려운것이다.
자영업자와내수업체종사자가전체취업자의80%를차지한다.
이들의소득이줄고,해고되고,문을닫으면소비는점점줄어드는악순환에빠질수밖에없다.


인구고령화라는측면에서어떤가?

노년층은여유가있는세대와없는세대로갈라진다.
없는세대는소비측면에서는큰의미가없다.
문제는있는세대다.
대부분이집한채갖고있는정도다.
결과적으로재산이주택에묶여있어소비를하지못하고있다.
이들에게영구임대아파트를지어공급해줘야한다.
우리연구소계산으로는월세10만~20만원받아도판교에영구임대아파트를충분히지을수있다.
시범적으로판교에영구임대아파트를아주좋게지어놓고,월세10만원한다면,모두들어오고싶어할것이다.
대신무주택자여야한다는조건을붙이면된다.
집을팔아서그돈으로노후생활을풍요롭게즐기라는것이다.
그러면연금개혁도쉽게할수있다.
자력으로노후문제를해결할수있도록만들어주는것이가장좋은정책이다.
이들이영구임대아파트에들어가면,우선집을새로짓지않아도주택공급물량이자동적으로늘어난다.
또돈이있기때문에당장소비가늘어나는효과가생긴다.
내수에기여하게되는것이다.
대부분의노인들이재산을‘스톡’형태로,즉부동산으로갖고있는데그것을‘플로우’형태로바꾸어주라는것이다.
소비는문화나습관이기도하다.
젊을때부터집하나마련하려고절약,절약하기시작하면나이가들어서도제대로소비를하지못한다.


정부도영구주택활성화를추진하고있지않나?

정부도그런쪽으로가려고하는것같다.
하지만청와대의몇사람만그런생각을갖고있는게아닌가걱정스럽기도하다.
영구임대주택을토지공개념이나주택공개념으로오해하는분위기가아직도남아있다.
주택을이제는‘소유’개념이아니라‘활용’개념으로봐야한다는인식을모든경제주체들에게명확하게심어줄필요가있다.
이를테면내수경제와관련해서,이래서부동산은소유보다는활용쪽으로가는게필요하구나,10~20년동안주택정책은이런모습으로가겠구나,이런것을분명하게알려줘야한다.
이를위해가장효과적인방법은판교를100%영구임대주택으로짓는것이다.
그러면임대주택에대한부정적인인식도바뀌고,많은문제들을한꺼번에풀수있다.


부동산정책에대한다른대안이있나?

판교신도시와재개발지역에대해서는100%영구임대주택를짓는것을원칙으로삼아야한다.
대신민간이자율적으로하는것은간섭해서는안된다.
개발이익환수제도도불필요하다.
30평짜리를10억원을받더라도간섭할필요가없다.
돈있는사람들이하겠다는데말릴이유가없다.
부자동네에임대주택몇채끼워넣는다고해서바뀌는것은없다.
대부분의사람들이집값이오르면주변으로다밀려난다.
그렇게살고있다.
몇명만거기에들어가사는특혜를준다고해서문제가해결되지는않는다.
그대신보유세를확실하게하면된다.
보유세가한꺼번에50%인상돼서반발한다고하는데,숫자의장난이다.
10에서15로올라도50%인상이고,1만에서1만5천으로올라도똑같이50%인상되는것이다.
보유세가많이올랐다고하지만10만원하던게15만원으로오른정도다.
보유세에대해지자체의저항이심하다고하는데,지자체의재원이줄어드는것이문제라면,그걸회수하는대신다른재원을주거나,교부금을따로주면된다.
보유세강화가정말중요하고절실하다고생각한다면그걸못할이유가없다.



[약력]김광수/김광수경제연구소장
1959년광주출생
1979년서울대경영학과졸업
1983년서울대대학원경영학과졸업
1987년일본동경대경제학부박사과정
1994년국은경제연구소연구위원
1995년노무라종합연구소서울지점연구총괄부장
2000년김광수경제연구소장


“경제자유구역 구상 현실성 부족”
김광수 소장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구상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자유구역의 활용방안은 대략 3가지로 정리된다.
제조공장을 유치하거나, 아니면 국제금융센터 또는 연구개발센터로 키우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제조공장 유치는 우리의 경제 여건에서는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국제금융센터나 연구개발센터다.
국제금융센터는 세계적으로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뉴욕, 도쿄, 런던, 암스테르담, 홍콩, 싱가포르 정도다.
다른 곳은 대부분 세금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 국제 금융 자본이 해외 투자의 거점으로 활용하도록 한 ‘조세피난처’들이다.
김 소장은 국제금융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국제금융센터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배후에 거대한 경제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뉴욕은 미국 시장, 런던은 영국과 유럽 시장, 도쿄는 일본 시장을 갖고 있다.
암스테르담은 유럽의 창구에 해당하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와 아세안의 창구역할을 해왔다.
최근 부상한 상하이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제권을 배후에 두고 있다.
두 번째는 통화가 안정돼 있어야 한다.
기축통화이거나 최소한 기축통화에 연계돼 있어야 한다.
달러와 엔, 파운드, 유로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다.
홍콩달러와 싱가포르달러는 달러에 거의 연동돼 움직인다.
국제금융센터의 결제통화가 안정돼 있지 않다면, 환 위험 때문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국제금융센터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인천 송도의 경우 이 3가지 조건 가운데 한 가지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연구개발센터의 경우 어느 정도 현실성은 갖추고 있다.
가장 유력한 분야는 우리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IT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한국의 IT기술을 배우기 위해 온다.
문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IT뿐이라는 데 있다.
IT만으로는 드넓은 경제자유구역을 다 채울 수 없다.
또한 IT분야에 대해서는 굳이 경제자유구역을 만들 필요도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올 기업은 다 오고 있다.
김 소장은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자칫 또 하나의 의미 없는 대규모 토목사업, 개발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