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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의 시장읽기]가시화되는 카트리나 피해
[이영원의 시장읽기]가시화되는 카트리나 피해
  •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승인 2005.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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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30일 미국 멕시코만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미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카트리나의 위력과 그로 인해 처참하게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도심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이며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도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뚜렷이 나타나지 못했던 것 같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주요 금융시장이 카트리나 피해를 심각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우리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여서, 9월 한 달간 주가상승률이 무려 12.7%를 기록했고 사상 최고가를 넘어 1200 이상에서 마감되기도 했다.
이렇듯 잠잠했던 카트리나 피해가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강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연준 이사들의 잇따른 인플레이션 경고에 큰 폭의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 역시 이러한 미국 주가의 하락에 영향을 받아 1200선 아래까지 폭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듭되는 인플레이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 물가지표가 아직은 그리 심각해 보이지는 않는다.
카트리나 피해가 발생하기 직전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유류비와 식료품비를 제외한 핵심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월의 전망치 역시 핵심 물가지수는 8월에 비해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양새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타 지표들을 통해서 물가 불안 조짐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 구매관리자협회(ISM)의 지불가격지표는 지난 7월 기준선인 50 아래에서 머물다가 8·9월 2달 동안 연속 급등, 78.0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는 물론 연중 최고 수준이다.
또한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석유 제품뿐 아니라 전반적인 공산품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결과일 것이다.
이미 미 연준이 경기부양적인 금리정책을 중립적인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가시화되고 있다면, 향후 금리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경기 회복 이전에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해 보면, 금리정책의 변화는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사상 최고가 경신 이후 쉼 없이 달려왔던 한국 주식시장으로선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커 보인다.
다행히 유가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큰 폭으로 나타난다면 시장의 우려도 잦아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WTI 기준으로 61달러까지 떨어진 유가가 50달러대로 접어들면, 시장의 안정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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