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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그다음이야기]대세를 거스른 CEO
[보도그다음이야기]대세를 거스른 CEO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5.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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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에 아랑곳하지 않기’. 1천억원 매각 스토리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의 신조다.
첫 번째 대세 거스르기는 채용사이트를 만들어놓고도 채용공고를 멀리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잡코리아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의 일이다.
이미 채용 사이트들이 춘추 전국 시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은 뭔가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과감하게 채용공고와 이력서를 배제하는 대신, 수많은 사이트를 연결하는 ‘길목’을 자처한 것이다.
이곳에만 오면 모든 곳을 다 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자는 것이었다.
일명 바퀴살 전략이다.
어느 정도 회원들이 붐비게 되고 나서야, 김 사장은 채용공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대세 거스르기는 273호 커버스토리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다른 업체들이 전면 유료화를 선언했을 때 이루어졌다.
잡코리아는 여전히 무료로 채용공고를 올리도록 하고, 부분적으로 채용공고의 노출 위치 등에 따라 유료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이런 전략은 잡코리아를 업계 선두로 올려 세우기에 이르렀다.
다음 전략은 본격적인 이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하는 일이다.
사실 그동안 해왔던 사업 방향의 흐름도 궁극적으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토대나 다름없었다.
주 수익모델을 ‘채용광고’에서 ‘중개 수수료’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구인기업과 구직자뿐 아니라 헤드헌팅 또는 채용대행업체, 아웃소싱기업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잡코리아라는 ‘장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김 사장의 포부다.
대세를 거슬러온 김 사장의 성공비결에는 그만의 치밀하고 논리적인 시장분석과 사업가로서의 승부근성이 숨어 있었다.
그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런 구절을 평소 경영지론이라고 소개했다.
‘승병선승(勝兵先勝) 이후구전(而後求戰), 패병선전(敗兵先戰) 이후구승(而後求勝)’. 즉 승리하는 군대는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전쟁에 임하고, 패하는 군대는 일단 전쟁부터 치르고 이길 길을 찾는다는 뜻이다.
‘이길 만한 상황’을 먼저 파악한다면, 대세를 거스르는 것 따윈 두렵지 않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황보연 기자 hbyou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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