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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짜고 치는’ 프랜차이즈협회의 횡포
[커런트] ‘짜고 치는’ 프랜차이즈협회의 횡포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0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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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프랜차이즈협회인가] 회원사만의 ‘자화자찬’ 공동체 … 고성장 프랜차이즈 산업 이끌기 역부족 2004년 말 현재 매출 규모 56조원, 종사자 수 83만명, 2005년 말 현재 프랜차이즈 본부 2211개, 가맹점 수 약 28만개 추정…. 소매업, 외식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 주소다.
프랜차이즈산업의 발전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지역경제의 활성화, 투자촉진이라는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명목 GDP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1만 개 가맹점 창업 시 4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한다.
또 가맹본부 1개 창업 시 지역 내에 가맹점 75개를 창업하는 효과와 1만 개 가맹점 창업 시 약 1.2조원의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고부가가치 산업인 프랜차이즈산업을 육성해 중소유통 및 관련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민경제 안정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가맹사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대변하는 단체인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회장 이병억)가 특정 회원사들만의 이익에 힘쓰고 공익사업이 아닌 수익사업에만 치중해 대다수의 비회원사들의 권익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성장한 현 프랜차이즈 산업의 수준에 맞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이하 협회)는 프랜차이즈 산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지난 1999년 1월에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소수가 움직이는 그들만의 리그 협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프랜차이즈 전체 종사자들에게 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점. 2005년 말 현재 프랜차이즈 본부는 2211개. 그 중 300여 개의 본부만이 협회의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10%가 조금 넘는 수치다.
“협회에 가입하면 뭐합니까. 임원사들끼리만 뭉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힘없는 회원사들은 말도 못하고 협회의 정책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어요. 또 영세한 가맹본부의 경우 협회가 산업박람회, 프랜차이즈 대상 등 브랜드 홍보를 위한 좋은 기회를 줘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죠.” 외식업 프랜차이즈 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A 대표의 말이다.
현재 협회 임원사 대표들의 상당수는 대부분 Y대학교 외식 관련 과정의 동문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병억 협회 회장은 Y대학교 프랜차이즈 CEO 과정 총동문회 고문을 맡고 있으며 차기 협회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현 김용만 수석부회장(대학로 김가네 대표)을 비롯해 조동민 부회장(대대에프씨 대표)을 포함한 15명의 부회장단 대부분도 동문들이다.
당연히 프랜차이즈 본부 대표들 사이에서 특정대학 외식 관련 과정의 동문들이 협회장 자리를 나눠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협회 관계자는 “특정 대학 프랜차이즈 과정의 동문들이 협회 정책 및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협회 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회원사들이 협회가 추진하는 전문인력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동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 임원사들 대부분이 협회에서 개최하는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의 수상업체로 너무 자주 선정되고 있다는 점도 비회원사들이 협회에 냉소적인 이유 중 하나다.
매년 열리고 있는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은 협회가 신문사 등과 공동으로 주최하고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등 정부기관의 후원을 받는 국내 최대의 프랜차이즈 관련 시상식.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행사는 우수브랜드와 우수가맹점 등으로 구분해 정부기관장 및 주최기관장 표창으로 40여개 업체가 시상, 신문과 방송 등에 크게 소개되기 때문에 인지도와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가맹점 사업을 준비 중인 수많은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프랜차이즈 본부를 선택하는 중요한 지표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자칫 심사과정에서 불공정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예비창업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은 지난해 개최된 7회 행사를 포함해 매년 부회장단이 운영하는 10여개의 임원사들이 서로 표창 타이틀만 바뀌어 수상업체로 선정되고 있다.
협회 이사단이 운영하는 업체까지 포함한다면 수상업체 대부분이 임원사들로 채워진다.
참가를 신청한 회원사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협회의 이유지만 더 많은 회원사들을 가입시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다 점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비회원사를 비롯한 많은 프랜차이즈 종사자들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대표하는 이 큰 행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관계자인 B 씨는 “지난해 협회 송년회에 참석했는데 참석자들에게 감사패만 40여 개 정도가 수여됐고 수상식이 끝나자마자 참석자들 대부분이 자리를 떴다”며 “명실공히 한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가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취지에서 주최한 송년회 자리였는데 감사패만 남발하고 참석자들도 흡사 상패를 받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인상을 강하게 줘 상당히 씁쓸했다”고 밝혔다.
내부 자성 힘써 거듭나야 지난해 11월경 서울시에서 소상공인들의 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 참가하려던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갑자기 참가를 취소한 일이 있었다.
박람회를 주관하던 기관과 협회 사이에 마찰이 있어 협회가 임원사들의 참가를 막았다는 것이다.
박람회를 주관했던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신청을 했었는데 최종 단계에서 참가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매우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입장에서는 어떤 명분이 있었겠지만 박람회를 보러 온 수많은 관람객들의 볼 권리를 막는 집단행동을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현재 협회 내 조직 규모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급성장과는 반대로 예전에 비해 인원이 감소하거나 그대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계약직으로 급여도 매우 열악해 근무여건이 불안정한 상태다.
또 조직 내부의 관리규정이 미약해 주요 업무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할 직원들의 이직이 많고 협회의 장기적인 정책 시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우려가 높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협회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협회 임원사의 C 대표는 “협회가 회원사들에게 명분과 이익을 줘야하는데 특별히 어떠한 것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며 “일부 임원사 대표들의 자질부족과 집단화 경향, 협회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 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협회에서 ‘프랜차이즈산업진흥법’을 정부에 건의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등 큰 역할을 담당했던 상근 부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일이 있었다.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일관되지 못한 협회의 방향성, 업무의 명확하지 않은 위임전결 등 내부적인 갈등이 컸다는 게 업계의 후문. 협회의 문제점이 갈수록 외부로 불거지면서 내부적으로 살을 깎는 자성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협회 임원사 명단
협회 직급성명회사 및 직명
명예회장윤홍근㈜제너시스 회장
회장이병억㈜봉래F&D 회장
수석부회장김용만㈜김家네 대표이사
부회장김순진㈜놀부 대표이사
노희옥㈜에이치오엔 대표이사
최세규㈜테팔엔드키친 대표이사
이용재㈜호경에프씨 대표이사
이병길㈜큰들에프앤비 대표이사
김서기㈜태창가족 대표이사
이재희㈜프라임국권 대표이사
박흥재송가네식품㈜ 대표이사
이원성㈜티비비씨 대표이사
신양호㈜포유프랜차이즈 대표이사
박기영㈜짐월드 대표이사
박천희원앤원㈜ 대표이사
김철윤㈜해리코리아 대표이사
이명훈㈜케이에스앤비 대표이사
조동민㈜대대에프씨 대표이사
출처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이사급 임원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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