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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값 꼼짝 마!
[스페셜리포트]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값 꼼짝 마!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6.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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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가이드라인 … 건설업자들 반격도 만만치않아 지난 3월, 천안시 불당동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의 시행사인 드리미는 천안시에 ‘입주자 모집 공고안’을 제출했다 2번이나 조정 권고를 받았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였다.
드리미는 애초 평당 920만원이던 분양가를 877만원으로 한 차례 낮췄으나, 천안시의 ‘기준’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올해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은 평당 655만원. 천안시는 어떤 경우에도 이 기준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자 드리미 측은 천안시를 상대로 행정심판 청구와 행정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김영식 드리미 이사는 "최근 2~3년 사이 토지비용이 급등해 시에서 제시한 평당 655만원으로는 오히려 손해"라며 "땅값이 지역마다 다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분양가를 평당 655만원에 맞추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대납까지 원가로 계산 김 이사는 “드리미는 부산에 기반을 둔 시행사”라며 “천안시에 투자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3년 전 드리미는 천안 투자를 위해 울산 지역의 개발 사업을 포기했다.
당시만 해도 천안의 분양가(570만원)는 울산(430만원)보다 높았다.
그 사이 울산은 분양가가 평당 1천200만원대까지 뛰었지만 천안은 655만원에 묶여있다.
천안시와 드리미의 분양원가 계산방식은 큰 차이를 드러낸다.
김 이사는 “통장 사본까지 첨부해 책 한 권 분량의 원가 자료를 제출했는데도 전혀 반영을 안 해주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드리미는 토지원가(평당 278만원), 건축비(평당 389만원), 부대비용(평당 240만원)을 합한 평당 907만원을 분양원가로 본다.
반면, 천안시는 이를 엉터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정철 천안시 주택과 주택사업팀장은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토지를 매입해 놓고 이를 분양가에 모두 전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토지원가에 순수 토지 매입비 외에 땅을 판 지주들의 양도소득세를 대신 내준 것까지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
진광선 천안시 주택과장은 “양도소득세는 땅을 판 지주 본인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며 이를 대납했다면 세법을 어긴 것이라며 “설령 사업 진행을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해도, 그걸 시행사 이윤에서 부담해야지 분양가에 얹겠다는 건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건축비도 차이가 나긴 마찬가지다.
김 이사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고급자재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도급계약서로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안시는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산정한 평당 260만원 이상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은 분양가의 적정수준보다는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가 과연 적법한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드리미는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수 있지만, 민간이 조성하는 민간택지에서 분양가를 제한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주택법은 사업주체의 입주자 모집공고안에 대해 특별한 위반 사항이 없는 한 5일 이내에 승인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양가가 높다는 것을 이유로 승인을 불허하는 것은 공권력의 ‘횡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광선 과장은 “입주자 모집공고는 신고 사항이 아니라 승인 사항”이라며 “사업자가 제시한 분양가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면 굳이 ‘승인’이라는 표현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입주자 모집공고안 승인에서 핵심은 결국 분양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 향상에 이바지 한다는 주택법의 기본 취지에 비춰볼 때, 구체적인 근거 규정이 없더라도 분양가 심사·확인은 행정청의 재량에 속한다”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지난 6월 말 충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다행히 천안시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행정소송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드리미는 ‘공익’을 내세우는 천안시의 일관성에 집요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해 11월 불당동 주상복합 ‘트윈팰리스’의 경우 평당 1천49만원에 분양 승인을 해줬다.
더구나 같은 해 12월 천안시에서 개발하는 청수지구 공동택지의 경우, 채권입찰제를 통해 고가에 택지분양이 이루어졌다.
428~450만원의 공급가에 채권값을 보탤 경우 향후 이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천안시의 가이드라인을 넘는 700만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천안시가 겉으로만 공익을 내세우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천안시는 트윈팰리스는 상업용지에 지어지는 주상복합으로 일반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경우이며, 청수지구 택지는 채권값은 분양가에 반영이 안 될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실제 분양은 2년 뒤에나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은 이미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근 아산시의 경우 천안시가 평당 655만원을 고수하면서 이를 초과하는 분양가를 쉽게 승인해주지 못하고 있다.
규모도 더 크고, 땅값도 훨씬 비싼 천안시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승인해 주면 당장 반발이 터져나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경우 최근 평당 800~900만원대로 분양가를 승인해 줬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청주시는 업체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승인해 주느냐”며 “천안시를 본받으라”고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아산신도시에서 1단계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국주택공사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주공도 천안시의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분양가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광선 과장은 “분양가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지자체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가이드라인 싫다면 후분으로 가라 천안시의 사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건설업체들에게 건물을 짓지도 않고 파는 선분양 특혜를 준 만큼, 지자체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며 “그게 싫다면 시장경제의 원리에 맞게 후분양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낙구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은 “모든 국민이 분양가를 거품으로 느끼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의 시장 논리에 밀려 뚜렷한 대응책을 못 찾아 왔다”며 “천안시 사례는 지자체장이 의지만 있다면 분양가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론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고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진광선 과장은 “업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며 “사업이 부도 직전이라며 시청 청사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사람까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분양가 규제를 하려면 건설사나 시행사, 시공사 사람들하고 커피 한잔도 같이 마시면 안 된다”며 “이제는 그쪽 사람들도 으레 그러려니 여긴다”고 말했다.
박현식 푸른천안21 운영위원은 “지금처럼 단체장의 의지만으로는 버티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위원은 “소송 결과에 따라 가이드라인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천안지역 아파트값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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