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은 세계적 수준의 한국미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국제미술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개관하였다.
삼성 리움미술관의 VI(Visual Identity)는 소장품, 프로그램, 건축물이 담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와의 대화와 교류'라는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미술관으로서의 비전을 담고 있다.

또한 미술관 입구에 자리한 삼성아동교육 문화센터는 네덜란드 출신의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디자인한 대지 1200평, 연건평 3900평에 지상 2층, 지하 3층 건물로 어린이 교육 및 복지 관련 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마리오 보타는 한국 고미술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흙과 불을 사용하여 흙의 느낌을 풍부하게 살린 테라코타 타일을 건물 외벽에 부착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도자문화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했다.
장 누벨은 세계 최초로 검은 녹을 먹인 스테인리스 스틸을 건물 내외부에 사용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유리를 개입시킴으로써 현대 건축의 첨단을 통하여 현대의 미술관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전시 내용의 특성을 살린 공간의 자유로운 배치는 관람객들에게 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렘 쿨하스 역시 최초로 시도한 블랙 콘크리트 재료는 사선을 이용한 공간성 확보로 육중한 건물 일부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미래적인 건축 공간을 구현해냈다.
이러한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공간들은 드러나지 않는 건축디자인을 통해 단지 내 순환이 이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조화로운 내부 도시의 모델로 승화시키고 있다.
MUSEUM 1의 전시실은 한국 고미술품 전시장으로 유물의 보전을 위해 자연광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직육면체의 전시장은 벽면에 유리로 된 벽부장을 설치하여 족자나, 병풍, 고화 등을 배치하고 있으며, 나선형 원형계단을 중앙에 둔 원형 전시실은 관람객들이 전시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시점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MUSEUM 1에 상설 전시되고 있는 한국 고미술 소장품 120여 점은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 133호)를 비롯하여 청화백자 매죽문호(국보 219호), 고려 불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 고려 금동대탑(국보 213호)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의 유물들은 대략 3개월에 한번씩 교체 전시되고 있다.
장 누벨이 한국에서 최초로 발표한 작품인 스틸과 유리로 지어진 MUSEUM 2에는 자유롭게 배치된 사각의 전시 박스 안에 60여 점의 작품이 6개월 주기로 교체, 전시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우리의 예술적 전통을 계승하면서 세계미술과 함께 발전해 온 한국 근현대미술의 면면과 서양 현대미술계 주요 작가들의 대표작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세계미술의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의 나아갈 방향과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MUSEUM2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유리창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개비온 월(Gabion Wall)은 미술관 기초공사 때 발생한 검정 암반석을 잘라 쪼개어 쌓아 올린 벽으로, 선큰 가든(Sunken Garden, 지하정원)의 나무와 함께 하나의 미니멀한 작품을 보는 듯 세월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리움 미술관은 연간 3, 4회의 다양한 기획전과 주제전, 해외교류전을 렘 쿨하스가 설계한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인 블랙박스(Black Box)전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변에 위치한 국립극장, 국립중앙박물관과 더불어 서울의 새로운 문화지형도를 구축하고 있는 리움미술관은 이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 개발로 미술 애호가를 비롯한 관람자의 문화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아시아 미술의 구심점으로서 세계를 향해 열린 예술과 문화의 발신지가 되고 있다.
김상일(조각가·건축가) human3ksi@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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