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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수출 ‘치명타’ … 경제성장률 ‘동반하락’
[커버스토리]수출 ‘치명타’ … 경제성장률 ‘동반하락’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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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되면 수출입 단가에 직접적 영향 … 수출기업 ‘빨간불’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갱신이 이어지고 있다.
WTI 원유가격은 지난 10월 중순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8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유가급등이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으며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경제 부정적 영향 미칠 전망 무엇보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수출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지난 1일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347억9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월 단위로는 최고치다.
겉으로는 호황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추석 효과 때문이다.
작년에는 추석이 10월에 속했지만, 올해는 9월에 끼었다.
9~10월 두달 평균 수출을 놓고 보면 증가율은 11.3%로 떨어진다.
올 상반기 평균 증가율이 14.4%였던 점을 감안하면 둔화세가 뚜렷해진 것을 볼 수 있다.
6~8월 3개월간 평균 증가율 15.1%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수출액을 조업일수로 나눈 하루 평균 수출 증가율도 6.1%로 9월 19.4%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수출 증가율은 5월 8.8%에서 6월 17%, 7월 14.7%, 8월 13.7%를 나타냈다.
수출이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55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이어갔지만, 규모는 22억 달러로 전년보다 1억9천만 달러 줄었다.
원화 강세와 고유가가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환율은 800원대를 위협받고 있고, 유가는 배럴당 100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950원 수준에서 움직였던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9월까지 약 930원까지 떨어졌다.
10월 들어서는 빠르게 하락하다 전날 장중 한때 900원대가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의 적정 환율을 920원 정도로 보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이미 손해 보며 수출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
또한 원가 상승 압력이 커져도 기업들은 소비부진 탓에 가격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
ⓒECONOMY21 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유가가 10% 오르면 제조업의 생산원가는 0.98% 올라가고, 이 때문에 경상이익률은 약 0.54%포인트 낮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두바이유가 약 15% 오른 점에 비춰볼 때 석유화학제품은 10% 안팎까지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자동차·플라스틱·타이어 부문도 수익성이 급속히 나빠지게 된다.
또 과거보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석유 의존도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상승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급경로는 일차적으로 수출입 단가 상승을 통해 전달된다고 할 수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수출입단가 모두 상승시키지만 상대적으로 수입단가를 더 크게 상승시킴으로써 교역조건의 악화를 가져온다.
교역조건의 악화는 다시 실질 총소득을 감소시켜서 결국 소비와 투자 등 전반적인 내수를 위축시키게 된다.
실제 대신증권이 발표한 ‘국제유가 상승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국제유가 10% 상승은 당해 년도 국내 GDP를 0.2%p 내외 하락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며, 2차 연도에는 유가 충격이 줄어들며 0.1%p 내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는 수입단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20억 달러 내외 축소하고 물가는 수입단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점차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효과와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로 환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더해져 0.1%p 내외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분석방법과 모형에 따라 파급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신증권 측의 판단이다.
비교 분석을 위해 한국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언급하자면 국제유가 10% 상승에 대해 GDP는 3년 평균 0.2%p 감소, 소비자물가 0.4%p 상승, 경상수지 19억 달러 축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CONOMY21 표
이에 따르면 국제유가만 상승할 때를 상정한 경우이며 해외 경제성장률이 동반하락할 경우 유가 상승의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국내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것 외에도 만일 유가급등이 세계경기를 위축시키면 국내경제는 추가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지만 과거 오일쇼크와는 달리 국제 유가의 파급 효과는 제한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의 상승 속도 완화, 국제유가에 대한 구매력 향상 및 낮은 실질유가, 세계 경제의 경제구조 개선 및 에너지 효율성 증대, 달러화 약세 등으로 국제유가의 파급 효과가 과거 오일쇼크와는 달리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제유가가 비용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민간소비를 둔화시키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감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솔솔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유가로 볼 경우 국제유가가 지금처럼 80달러대가 지속되더라도 미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의 실질유가는 여전히 1차 오일쇼크 보다 낮은 수준에 그치게 된다.
비록 미국의 실질유가는 이미 2005년부터 1차 오일쇼크 수준을 넘어섰지만, 실질유가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 소득수준 향상, 경제구조, 달러화 가치 변동 등 구매력 및 경제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국제유가가 100 달러를 웃돌면서 미국의 부담은 1차 오일쇼크와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아직 미국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미국 경제가 국제유가 상승 부담 이외에도 서브프라임 사태 악화 및 주택시장 침체 지속 등으로 예상보다 낮은 성장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의 상승 부담을 흡수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게 NH투자증권측의 판단이다.
김종수 NH투자증권의 연구원은 “현재 80달러대를 웃돌고 있는 국제유가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태”라면서 “국제유가의 상승부담은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 수준도 글로벌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오일쇼크 때처럼 국제유가 상승으로 글로벌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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