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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휜 다리 피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전문의 칼럼]휜 다리 피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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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나이가 들면서 무릎이 휜다고 호소하는 환자를 많이 만난다.
세월의 흔적은 얼굴에는 주름으로 나타나지만 무릎의 경우 무릎 속 연골이나 연골판이 물컹해지고 약해진다.
젊을 때는 어느 정도 외상이 생겨도 잘 견딜 수 있지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약해진 연골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방바닥에 쭈그려 앉아 주로 생활한다면 무릎은 더욱 약해진다.
자주 쭈그려 앉게 되면, 관절 연골이나 연골판 뒤쪽 압력이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연골이 찢어지고 닳아 없어지게 된다.
무릎관절에는 대퇴골과 정강이뼈(경골) 끝에 관절 연골이 덮여있고, 그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상연골판이 있다.
이것이 연골 보호는 물론 무릎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연골과 연골판의 두께를 모두 합치면 대략 8mm 정도 된다.
그런데 무릎 안쪽에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을 때 8mm 두께의 연골이 닳아 없어지게 되면, 무릎 사이의 안쪽 간격이 좁아지면서 무릎이 점차 휘어지게 된다.
이때 약 1mm 정도 닳으면 1도 정도 휜다.
관절내시경 수술로는 손상된 연골을 다듬어주고, 파열된 반월상연골판을 절제해준다.
그러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연골손상의 경우 연골재생 방법이 최근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무릎이 휘어졌다면 연골만 복원해서는 장기적으로 봐서는 그 결과가 좋다고 할 수 없다.
압력이 과도하게 높은 부위에서 복원된 연골이 그것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이때 무릎 안쪽의 압력을 줄여 치료한다.
이것이 휜 다리 교정술(근위경골 외반 절골술)이다.
이 수술법은 수십 년 전부터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성공률이 높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수술 시 교정각도를 의사들이 눈어림으로 정하기 때문에 수술 후 교정각도를 측정해보면 75% 정도만이 수술에 성공한다.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휜 다리 교정술에 도입해 만족할 결과를 얻고 있다.
다리의 측정값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알맞은 교정각도를 알려주는데 이는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수술을 했을 때, 대략 3분의 1 정도는 수술 전 X-ray로 측정한 각도가 다르게 나타나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수술시간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서 무릎 속 문제를 치료하고, 휜 다리 교정술을 하게 되는데, 대략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입원은 대략 4~5일 정도 하게 되고 목발을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짚어야 해 불편하다.
하지만 수술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무릎 통증이 사라지고 X-ray 사진에서 퇴행성관절염의 소견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휜 다리 교정술과 연골복원을 동시에 시행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거나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경우, 체중이 많거나 너무 많이 무릎이 휜 경우,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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