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줄리에게 박수를> 감칠맛 나는 대사, 경쾌한 진행 돋보여
연극계의 고전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새로운 해석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은 ‘줄박 폐인’까지 만들어내면서 계속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2004년 초연 이후 계속 공연되는 이 작품의 힘은 비현실과 현실, 고전과 현대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운데 풍기는 재기발랄함이다.
우선 작가 박수진의 감칠맛 나는 문장은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이끄는 1등공신이다. 세익스피어의 원작에 등장하는 고풍스러운 언어뿐만 아니라 조용필의 명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가사를 원용하고 각종 패러디를 첨가해 대중과의 소통이 원활하다. 또, 춤과 노래, 음악 등의 다양한 효과를 더해 연극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와중에도 젊은 연극인들의 힘겨운 사랑과 젊음을 이야기하기에 햄릿이 줄리엣 사랑한다 말해도 즐거울 따름이다. 이쯤되면 말의 성찬이 가득한 코메디가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실제 민복기의 연출은 어려운 현실의 문제를 경쾌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 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500년이 지난 지금 햄릿과 줄리엣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라는 원초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연출의 고민은 ‘사랑’과 ‘젊음’이라는 개념에 즐겁게 접근함으로써 빡빡한 세상사에서 자칫 빠지기 쉬운 ‘인간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자양분을 전달하기에도 충분하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생의 약동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 공연은 무대를 가운데에 두고 객석이 마주보는 ‘양면 객석’을 최초로 시도했다. 정형화된 공연장 구조에서 벗어난 일종의 일탈감은 관객을 위한 보너스다.
공연정보
기간 | 2008년 3월 8일 (토) ~ 5월 5일 (월)
시간 | 화~금 8시 / 주말ㆍ공휴일 3시, 6시 (월 쉼) / 5월 5일 2회 공연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가격 | 2만5000원~ S석 25,000원 (학생은 각 1만원 할인)
연출 | 민복기
작가 | 박수진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