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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밀어붙이기가 능사 아니다
[편집장 편지]밀어붙이기가 능사 아니다
  • 한상오 편집장
  • 승인 2008.04.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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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 결과, 예상 된 결과였지만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여당의 당초 목표보다 적은 숫자지만 청와대에 이어 국회마저 보수진영이 확실하게 장악했습니다.
이미 숫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보수의 뿌리를 같이하는 친박연대나 선진당의 당선 숫자까지 합하면 정말로 온 나라가 보수 일색입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MB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경제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정부의 속내는 규제완화와 감세를 통한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임기 내 법인세율을 5%포인트 인하하는 등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어 재벌을 키우겠다는 선언입니다.
결국 경제정책은 불균형한 성장정책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는 ‘비즈니스 프랜드리’를 표방한 MB정권의 ‘친 대기업- 반 규제’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금산분리 완화 등 몇몇 쟁점 법안의 5월 처리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임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17대 국회를 동원, 임시국회를 통해서라도 법인세율 인하를 위한 법인세법 개정과 출자총액제한 폐지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을 요구할 요량입니다.
기자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정거래법 개정은 원래 18대 국회에서 하겠다고 이야기 했던 일이고, 금산분리 완화는 올해 중 처리로 일정을 잡았던 것입니다.
그런대 ‘여대야소’가 이뤄지자 일을 당기기로 아예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일부의 비판과 잡음 정도는 MB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잠재울 수 있다는 오만이 깔려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불도저’라는 말의 뉘앙스가 추진력이나 의지라기보다 ‘막무가내’나 ‘무식함’정도로 느껴져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기자는 이런 일들이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려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나 토지이용 규제 완화는 물론 공기업 민영화 등의 굵직한 일들과도 연관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는 당초 계획대로 밀어붙여 입장을 관철시킬 것입니다.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정치논리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숫자의 오만함’을 철저하게 보여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명심하길 바랍니다.
빨리 가겠다고 무리를 하다가 생기는 갈등구조는 더 큰 피해를 양산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정부 정책이라는 게 한번 결정 되면 소꿉장난하듯 뒤집을 수 없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오늘은 보수 일색의 세상을 만들어 논 진보진영의 사람들을 몇 명 만나려 합니다.
아니 만나지 못하더라도 안부라도 전할까 합니다.
하지만 원망보다는 따뜻하게 한마디 전할까 합니다.
그동안 수고 했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입니다.
이코노미21 편집장 한상오 hanso110@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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