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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길잡이 GPS 업 그레이드
[테크놀로지] 길잡이 GPS 업 그레이드
  • 신동호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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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통해 음식점과 관광지 정보 제공...전파방해 중단조치로 활성화 기대
음식점 앞을 지나는데, 휴대전화가 ‘삐리리’하고 울린다.
“지금 당신이 지나치는 음식점은 스테이크 요리가 일품입니다.
한번 맛보시면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달까지 값을 10% 깎아드립니다.
” 마침 배가 출출하던 차라 기분좋게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선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되면 큰 발전 가능
빈디고라는 광고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다.
손바닥컴퓨터를 통해 음식점과 관광지 정보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위치측정 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을 활용해 한층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빈디고 이용자들은 손바닥컴퓨터를 피시에 연결한 뒤, 이 회사의 웹사이트로부터 특정 지역의 생활정보를 내려받아 쓰고 있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이 본격화하는 장래에는 GPS 위성이 바로 배고픈 사람에게 근처의 음식점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
지난 5월1일 클린턴 대통령은 GPS 위성의 방송신호에 대한 전파방해를 중단시켰다.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위치측정정보를 민간업체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앞으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위치측정시스템 이용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GPS가 자동차 운전자의 필수품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상점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에게만 하는 새로운 유형의 광고도 등장할 전망이다.
미군은 80년대 후반 1만2천km 상공에 24개의 군사용 위치측정위성을 쏘아올려 민간과 함께 사용해왔다.
하지만 적대국이 이를 역이용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도의 위치측정은 불가능하도록 위성신호를 방해해왔다.
그런데 이번 조처로 트럭이나 택시운송업자들,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정확히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GPS 수신기로 자신의 위치를 축구장 크기인 100m의 오차범위 안에서 측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처로 오차범위가 테니스장 크기인 15~18m로 줄어들게 됐다.
시장 규모 3년안에 16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 GPS 위성은 아주 정확한 원자시계를 갖고 있다.
노벨물리학상을 탄 과학자가 개발한 이 원자시계는 위치측정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핵심장치다.
GPS 수신기는 4개의 위성으로부터 수신한 시간을 방정식에 넣고 계산해 현재의 위치를 알아낸다.
이 위성이 방송하는 신호는 군사용과 민간용 두가지이다.
군사용 신호는 암호화돼 있어 오직 군사용 GPS 수신기로만 잡을 수 있다.
이 신호는 미사일의 위치를 추적해, 원하는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는 데 주로 이용된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전파방해를 해제한 것은 민간용 신호로, 지난 10년 동안 항공, 항해, 트럭과 택시 서비스 등 분야에서 400만명이 이용해왔다.
이번 조처로 위치정보의 정확도가 훨씬 높아지면서 도로, 철도, 농업과 광업, 석유탐사, 환경 연구와 관리, 데이터 통신, 레크리에이션, 응급처치 등 모든 분야로 활용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백악관은 GPS 시장규모가 3년 안에 현재 8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원래 2006년에나 GPS 위성에 대한 전파방해를 해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특정지역에 대한 GPS 신호의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위치정보를 선택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도 전파방해 해제를 강력히 요구해 예상보다 6년이나 앞당겨 본격적인 GPS 시대가 열리게 됐다.
GPS 신호에 대한 전파방해 해제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이동전화 제조 및 서비스업체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내년부터 모든 이동전화 제조업체들이 응급 911 요청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이동전화 신고자의 위치를 알려주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단지 이동전화를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고자의 위치가 정확히 나타나게 된다.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의 위치를 정부나 기관이 파악할 수 있게 될 경우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상상 못했던 전혀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에이전시닷컴 Agency.com의 카일 섀넌은 “어떤 사람이 자판기 앞을 지나갈 때 코카콜라를 마시면 할인쿠폰을 준다는 광고를 이동전화나,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인터넷 정보를 무선통신을 통해 휴대용 기기로 보낼 수 있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이란 기술을 채택한 단말기들이 등장하면서 무선 인터넷 광고가 벌써 시작됐다.
물론 걱정도 있다.
음식점이나 자판기 옆을 지날 때 이런 광고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참아낼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얼마나 될까. 성질 급한 사람은 휴대전화를 내던질지도 모른다.
전화기를 통해 특정인을 추적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사생활이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런 정보를 악용하는 사람이나 단체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자동차 네비게이션 시스템 성능 당장 개선 GPS 신호가 정확해지면서 당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기존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위치정보의 오차범위가 100m나 돼 도로가 서로 평행할 경우, 옆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잘못 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GPS를 부착한 구급차나 경찰차, 소방차들이 도로 건너편으로 잘못 찾아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날씨가 흐리거나, 빌딩 숲에서는 위치정보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
미군이 전파방해를 해제한 뒤,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에드워드 베이그 기자는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설치된 차를 뉴욕에서 직접 몰면서 전파방해 해제의 효과를 실험했다.
에드워드가 2년 전 시험운전을 했을 때는 맨해튼의 도로가 뉴저지의 도로로 표시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동차가 주행중인 도로 이름을 빠짐없이 정확히 알려줬다.
에드워드가 탔던 자동차에 탑재한 첨단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음성인식과 합성 능력을 갖고 있다.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곳의 주소만 말하면 아리따운 아가씨 목소리가 흘러나와 “다음 네거리에서 우회전하라”든지 “이 길을 따라서 2km를 달리라”든지 하면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에드워드는 “어디에서 우회전을 하고 좌회전을 해야 하는지까지도 놀라우리 만큼 정확하게 GPS가 알려주었다”고 말한다.
운전을 하면서 모니터의 지도를 볼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려면 지금은 1850달러가 들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여서 몇년 안에 이런 시스템이 거의 모든 차량의 필수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GPS의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선박이나 보트도 모래톱, 암초 등의 장애물을 정확히 피해서 항해할 수 있게 됐다.
또 바닷가재를 잡는 어부들은 바다에 숨겨놓은 덫을 훨씬 빨리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GPS가 지도보다 더 정확해지면서, 하이킹, 캠핑,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스템 가격도 내려갈 것 GPS의 전파방해 해제는 통신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해제 조처로 GPS가 방송하는 시간 오차는 400억분의 1초 이내로 줄게 된다.
이로 인해 GPS가 협정세계시(UTC) 역할을 하게 되면서 휴대전화 송신탑이나 통신네트워크, 인터넷 등에서 시간을 동기화하는 데 많이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시스템에서 시간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곧 하나의 광케이블을 통해 보낼 수 있는 데이터 꾸러미가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또 개인이 비싼 원자시계를 보유할 필요도 없어지게 되므로 통신 시스템 가격도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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