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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지역화폐 기대 반 걱정 반
늘어나는 지역화폐 기대 반 걱정 반
  • 신만호 기자
  • 승인 2019.03.10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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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2015892억 원에 그쳤던 지역화폐 발행액은 지난해 3714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지역화폐를 발행 중인 지자체는 60~70곳이며, 올해는 12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가장 활성화된 곳은 종이·카드·모바일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경기도다. 성남·시흥·안양·가평 등 31개 시.군에서 올해만 4962억 원 규모를 발행하며, 올해 상반기부터는 아동수당·청년배당·산후조리비 등의 각종 복지수당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해 주목받는다.

문제는 지역화폐의 경제 효과에 대한 통계가 거의 없어 논란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강원도 춘천시·화천군·양구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는 긍정적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화폐를 판매한 춘천에서는 20171~8월 지역화폐 판매액 6억 원 대비 지역 내 매출이 228천만 원으로 3.75배에 달했다. 관광객 한 명이 지역화폐 1만 원을 구입한 후 지역 내에서 37500원을 썼단 뜻이다.

화천군은 지역화폐 발행 예산(4400만 원) 대비 부가가치 효과가 15.9(69800만 원)에 달했으며, 양구군에서는 소상공인 1인당 연간 평균소득이 도입 전인 2013년보다 2.13% 늘었다.

또 지난해에 전북 군산시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서는 지역화폐 가맹점의 66.5%에서 매출이 늘었고, 응답자의 73.2%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된다고 답했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지난해에 실시한 '시흥형 지역화폐 모델 연구'에서도 경기도 시흥시가 370억 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할 경우 지역 외 소비감소 효과가 169억 원에 달하며, 391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다고 추정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역화폐를 액면가의 5~10%가량 할인 판매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재정손실이 발생하고 기대했던 경제 효과는 보지 못하거나, 잘못된 수요 예측과 무분별한 발행으로 유통량이 저조해 폐지한 경우도 적지 않다.

무분별한 악용 사례도 있다. '현금깡'으로 불리는 불법 현금화가 잇따르지만 단속이 어렵고, 이를 막기 위해 카드나 모바일 형태의 지역화폐를 준비하는 곳도 있지만 보안 문제가 뒤따른다.

일회성 사용에 그치는 것도 한계다. 상인들이 고객에게 받은 지역화폐를 다시 쓰지 않고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장사에 필요한 재료 등을 지역 밖에서 조달하는 업종일수록 일회성 사용을 피해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의 요구가 아닌 정부 주도로 도입되는 것도 문제로 얘기된다. 이 경우 지역민과 상인들의 협조를 끌어내기 어렵고, 지자체장이 바뀌면 지속가능성도 담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장기간의 저성장과 지역경제 침체 상황에서 이의 발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지역화폐가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선 발행과 유통에 대한 정확한 예측 및 관광객 유치, 소외계층 지원 등 수요 창출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언이 덧붙는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말 국회의원 42명이 주최하고 경기도·경기연구원 등이 주관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선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 김병조 울산과학대 교수는 정부가 노인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경우, 이중 5만 원만 지역화폐로 줘도 연간 생산유발 효과 13.3%, 부가가치유발 효과 11.5%, 취업유발 효과 11.5%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지역화폐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실정에 맞는 화폐 형태 선정, 적절한 사용 범위 지정, 인식 개선과 홍보, 연말정산 혜택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안산시 지역화폐 '다온'
안산시 지역화폐 '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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