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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화권을 평정하라”
[중국] “중화권을 평정하라”
  • 이문기 통신원
  • 승인 2000.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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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왕 등 홍콩 닷컴들, 본토 파상 공격…대륙 업계 초긴장
올해는 홍콩 인터넷 자본의 파상적 북진정책이 진행된 해였다.
인구 600만, 네티즌 100만의 홍콩 시장은 1500개에 이르는 닷컴기업의 배를 채워주기에는 너무 작았다.
홍콩 자본은 애초 세계 모든 중화권을 자신의 시장으로 간주했다.
지난 7월 말 현재 이용자 수 1690만명에 이르는 중국 시장이야말로 홍콩 닷컴기업의 진정한 타깃이다.
가장 대표적 업체가 중화왕과 탐닷컴.
중국 닷컴기업 중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중화왕 www.china.com 은 화교권 최대 포털을 지향하는 홍콩 닷컴기업의 대표주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만 대륙에서 9건의 합작투자를 성사시켰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인 야신 www.asiainfo.com 에 지분을 참여한 것을 비롯해 게임 사이트 스테임 www.Stame.com , 여행 사이트 차이나홀리데이 www.Chinaholiday.com 등에 최대 주주로 참여했다.
중화왕은 9월 말까지 8680만달러 매출에 7330만달러 수익이라는 엄청난 실적을 올렸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으로 3분기에만 21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99년 12월에 설립된 탐닷컴 www.tom.com 역시 무서운 속도로 대륙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설립 초기 소규모 포털 사이트에 불과했던 탐닷컴은 올 2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하자마자 7억홍콩달러라는 거액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탐닷컴은 자금이 모이자 지체없이 대륙으로 나아갔다.
지난 3월 중국축구협회 사이트 개설 협력업체로 나선 것을 시작으로 4월에 화샤여행연합과 함께 외국인의 중국 여행과 중국인의 해외 여행을 겨냥한 여행 사이트 고차이나고 www.gochinago.com를 열었다.
9월에는 포털 사이트 163
www.163.net 을 인수했고, 여성 사이트 쉬닷컴 www.she.com 에 지분을 투자했다.
탐닷컴의 목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수익도 주로 여행, 음악, 광고 분야에서 뽑는다.
런런닷컴 www.renren.com , 신이왕 www.chinese.com 등도 중국에 진출한 대형 홍콩 인터넷기업에 속한다.
런런닷컴은 지난 6월 교육 사이트 치지왕, 구인구직 사이트 중꾸왕 등을 인수했다.
포털 사이트를 지향하며 직업·지역별로 세분화한 동호회를 통해 충성도 있는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B2C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신이왕은 중국 최대 출판사 가운데 하나인 상우인수관의 온라인서점 주식 25%를 매입하고, 7월에는 인터넷디지털센터(IDC)라는 데이터베이스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인력 마케팅 본토 중심 전환 러시 이들 기업은 대륙 진출의 기본전략을 97년 홍콩이 대륙에 반환될 때 통일정책의 대원칙으로 제시한 ‘일국양제’에 빗대어 설명한다.
자본과 법률적 문제 등 관리업무는 홍콩 본사가 주도하고 기술 개발, 콘텐츠 확보, 마케팅 등 일체의 활동은 모두 본토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대륙 입성과 동시에 홍콩 닷컴기업들은 인력구조를 중국 중심으로 전환했다.
홍콩은 줄이고 대륙은 늘리는 것이다.
탐닷컴의 베이징 본부 역할을 하는 베이징쉰능공사는 지난 3월 60명이던 인력을 최근 270명으로 늘렸다.
탐닷컴의 여행 사이트 고차이나고 www.gochinago.com 역시 홍콩 사무실 인원을 60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중국 사무실은 90여명을 늘렸다.
런런닷컴도 홍콩 본사 인원을 40% 감축했다.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홍콩 기업의 대륙 진출 러시로 최근 3개월 동안 10개 닷컴기업에서 800명 정도가 감원됐다고 한다.
홍콩 닷컴기업의 북진에 대륙의 인터넷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소후 www.sohu.com 의 CEO 장차오양이 “소후가 탐닷컴보다 3년 앞섰지만 어떤 의미에서 보면 탐닷컴이 소후보다 30년 앞서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할 정도로 본토 기업의 홍콩 기업에 대한 경계심은 대단하다.
최근 들어 홍콩 닷컴기업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독특한 콘텐츠도 부족하고 수익모델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금력으로 규모만 키워 안 그래도 거품론이 일기 시작한 중국 닷컴기업에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기업의 진출로 중국 인터넷 산업이 한계단 올라설지 일부 우려대로 거품으로 전락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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