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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수파차이 /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사람들] 수파차이 /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 박형영 기자
  • 승인 2002.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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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일 취임한 수파차이 파니치팍디(55)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태국 출신이다.
첫 제3세계 출신 사무총장이라는 점에서,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저개발 국가들은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수파차이 총장은 그동안 저개발 국가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
그는 1999년 사무총장 선거 당시 “뉴라운드 무역협상에서 저개발국과 선진국 사이의 격차를 좁히겠다”고 공언했다.
저개발 국가들에게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했다.
지역별 통화기금 창설에도 긍정적이다.
기대에 걸맞게 수파차이 총장은 저개발국가들에 장기지원을 하고 아프리카에 상설 사무소를 설치하는 계획을 밝히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저개발국이 수파차이 총장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무역자유화가 저개발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믿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저개발국에 특혜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서구 국가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양쪽의 기대와 견제가 부담스러워 중립적으로 WTO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WTO 사무총장의 임기는 원래 4년이지만 수파차이 총장의 임기는 마이크 무어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3년이다.
99년 사무총장 인선과정에서 서구와 제3세계가 각각 뉴질랜드 총리 출신 무어와 태국 부총리 출신 수파차이를 지지하며 날카롭게 맞서자 타협책으로 두 후보가 3년씩 맡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수파차이 총장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임무는 2004년말 시한인 도하라운드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일이다.
WTO 내부개혁도 주요 과제다.
기존의 합의제 방식은 WTO의 조직규모가 커짐에 따라 비효율적이 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WTO에서 진행중인 무역소송은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WTO가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기업계 인사, 전문가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도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의 이익 증진, 뉴라운드 협상 타결, WTO 내부개혁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수파차이 총장이 어떻게 잡을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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