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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안철수 통합보안사 스타트업
[e비지니스] 안철수 통합보안사 스타트업
  • 김윤지
  • 승인 2001.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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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큐어 인수로 컨설팅·개발인력 확보…보안업계 M&A 확산될 듯
지난 12일 안철수연구소 www.ahnlab.com는 총 직원 24명의 이름도 낯선 한 회사를 무려 150억원을 들여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보안업계 사상 최대의 기업인수라는 점, 그리고 신중한 행보로 유명한 안연구소가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한시큐어 www.hansecure.com를 인수한 안연구소의 속셈은 무엇일까.우선 안연구소의 행보는 전체 보안업계의 움직임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요즘 보안업계의 화두는 ‘통합’이다.
보안회사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종합보안회사’, ‘통합보안관리서비스’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싶어한다.
보안영역이 갈수록 넓어지면서 고객들이 점점 컨설팅과 서비스, 솔루션을 아우른 통합솔루션 서비스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보안회사들은 세가지 전략 가운데 하나를 취한다.
모든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자력갱생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제휴를 하는 것 아니면 아예 적당한 회사를 인수해버리는 것이다.
안연구소도 통합보안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이 세가지 전략을 적절히 선택해왔다.
99년에는 보안관제 서비스를 하는 코코넛을 합작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무선보안업체인 IA시큐리티를 세웠고 올 1월엔 공개키기반(PKI) 보안사업을 하는 리얼패스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한시큐어 인수도 보안컨설팅과 보안관제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보안영역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컨설팅과 관리능력은 함께 쥐고 있어야 보안산업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안철수 사장은 “보안 솔루션들이 너무 많아져 고객들은 컨설팅 업체를 통해 솔루션들을 한번에 맞춤 제공받으면서 관리까지 함께 받기를 원한다”며 한시큐어 인수를 통해 이 두가지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연구소의 한시큐어 인수는 안연구소가 데이콤인터내셔널, 펜티시큐리티시스템 등과 합작 설립한 코코넛과 시장에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져준다.
이런 의문에 안철수 사장은 “관리능력만 있는 관제서비스 업체들은 특정 제품에 끌려다니게 되기 때문에 사업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말로 답했다.
코코넛은 서비스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으로 통합보안 사업을 해나가는 데 시너지를 일으킬 부분이 적다고 냉정하게 판단한 것이다.
한시큐어가 과연 150억원이나 되는 가치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가 꼭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 가격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꺼풀 들추어보면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한시큐어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는 것이라 당장 현금이 오고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8월 코스닥 등록 예정인 안연구소는 지금은 현금을 한푼도 들이지 않으면서 유망기업 하나를 사버린 것이다.
인수를 통해 적지 않은 보안컨설팅, 개발인력을 한꺼번에 구하기도 했다.
일단 안연구소는 통합보안회사로 나아가는 첫 테이프를 끊었다.
앞으로 통합보안 회사를 지향하는 보안업체들의 다양한 짝짓기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태세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보안컨설팅 인력들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올 7월에 시행될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서도 정보보호 전문업체로 지정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컨설팅 인력 확보를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이라는 화두에 답하기 위해 컨설팅이라는 ‘머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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