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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핸드스프링 PDA 시장 ‘기름’
[포커스] 핸드스프링 PDA 시장 ‘기름’
  • 유춘희 기자
  • 승인 2001.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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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성 뛰어난 ‘바이저’ 시리즈 국내 출시… 비싸고 멀티기능 약한 게 흠
세계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의 다크호스인 핸드스프링 www.handspring.com
이 드디어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지사 설립이냐 총판을 통한 진출이냐를 놓고 고민해오던 핸드스프링은 대만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그랜드텍의 한국 지사를 통해 지난 6월20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이 공급할 제품은 보급형인 ‘바이저(Visor) 디럭스’와 ‘바이저 플래티넘’, 슬림형 제품인 ‘바이저 에지’, 컬러 제품인 ‘바이저 프리즘’으로, 한국 업체인 디오텍을 통해 이미 한글화와 필기체 인식작업까지 마쳤다.
핸드스프링의 바이저 시리즈가 진입함에 따라 국내 PDA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해까지 60%라는 독보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온 제이텔이 개인 사용자에 머물러 있는 사이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등에 업은 컴팩과 hp, 그리고 팜(Palm) 시리즈를 앞세운 팜컴퓨팅 같은 다국적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넓혀왔고, 세스컴과 싸이버뱅크 같은 토종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스프링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있다.
이 회사는 제품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100만대를 팔아 세계 시장 3위로 뛰어오를 만큼 돌풍을 일으켰고, 창업 2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해 현재 PDA 하나로만 시가총액이 25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업체다.
그리고 PDA의 원조인 팜 시리즈를 개발한 주역 제프 호킨스와 도나 두빈스키가 만든 회사여서,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시장에서 이 회사의 점수를 높게 매기는 요인이다.
바이저가 시장에서 단번에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까닭은 팜을 베낀 ‘클론’ 제품에 있긴 했지만, 팜과는 철저하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팜에 앞서 USB 동기화를 먼저 지원했고, 팜이 모토로라의 드래곤볼 EZ 프로세서를 채용할 때 더 업그레이된 드래곤볼 VZ 프로세서를 발빠르게 채용했다.
바이저의 가장 큰 강점은 ‘확장성’이다.
설계 단계부터 확장 기능을 염두에 두고 하드웨어를 개발했다고 한다.
확장성은 ‘스프링보드’(Springboard) 모듈이 뒷받침한다.
백업 저장장치, GPS 수신기, 각종 게임, MP3플레이어, 디지털녹음기, 디지털카메라, 키보드 모듈을 이미 내놨고, 한국 사용자만을 위해 영한사전과 CDMA 모듈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CDMA 모듈을 꽂으면 곧바로 휴대전화가 되는 식이다.
바이저 제품군을 선보이기 위해 내한한 핸드스프링의 국제담당 부사장인 빌 홀츠먼은 한국 시장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IT와 가전 업계 양쪽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벌인 결과, 바이저와 스프링보드 모듈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한국 사용자의 반응이 폭발적일 것으로 자신한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제품을 공급할 그랜드텍의 박찬수 사장 역시 “바이저는 가장 다재다능하고 유연한 무선컴퓨팅 환경을 만드는 제품”이라며 “핸드스프링이 세계 시장에서 일으킨 돌풍을 한국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랜드텍은 특히 애프터서비스의 수준을 강조했다.
약간의 오류만 있어도 아예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접수 후 48시간 이내에 제품을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에서 산 제품도 서비스해줄 생각이다.
업계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핸드스프링의 한국 진출이 사용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이미 달아오른 시장에 기름을 퍼붓어 ‘부양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핸드스프링 자체의 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세스컴의 장용대 이사는 핸드스프링이 기반하고 있는 팜 OS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무선인터넷과 IMT-2000을 환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영상 지원 같은 것을 떠올리는데, 멀티미디어 기능이 약한 팜 OS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멀티미디어 지원이 강점인 윈도우CE 운영체제를 채용한 컴팩의 아이팩이 세계 1위제품으로 뛰어든 비결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PDA 전문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전문가는 “핸드스프링의 진출시점이 너무 늦은 감이 있고, 가격도 비싸다”고 말한다.
한창 시장이 달아올랐던 지난해 하반기가 진입의 적기였지만, 당시 바이저는 너무 잘 나가던 터라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핸드스프링의 강점 중 하나는 낮은 가격인데, 지금은 경쟁사 제품의 가격이 더 싸졌기 때문에 60만원대의 가격이 매겨진 핸드스프링 제품은 한국 사용자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PDA의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핸드스프링 제품이 과연 한국에서도 튈 수 있을까? 그들의 네임밸류로는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PDA 폭풍이 벌써 한차례 휩쓸고 지나갔고, 초기 PDA 붐 때와 달리 이제 실속을 차리기 시작한 사용자들이 비싼 제품을 덥석 집어들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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