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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들이 가로막는 '발병' 주의보
봄 나들이 가로막는 '발병' 주의보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3.2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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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으로 아킬레스건염ㆍ족저근막염 등 예방 가능

아직 꽃샘 추위가 시샘을 하지만 계절은 이미 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이 기지개를 펴면서 밖으로 나가자고 조른다. 하지만 이런 계절에 무작정 봄나들이를 하다가는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몸은 아직 겨울인데, '발'만 봄으로 나가서 생기는 '발병'에 주의해야 한다.

새봄은 찾아오고, 철 지난 염증은 도지는“아킬레스건염”

# 39세 직장인 이모씨는 갑작스러운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가벼운 근육통 정도로 생각했지만 걷기 힘들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이모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아킬레스건염.

‘아킬레스’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속의 불사신(不死身)이다. 그러나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의 왕자인 파리스에게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아 죽었다고 기록된 바 있다. 아킬레스는 바로 여기서 유래됐다.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 뼈에서 무릎까지 연결되는 손가락 두 개 정도 굵기의 힘줄이다. 이 힘줄의 역할은 걸을 때 앞으로 내딛을 수 있도록 있도록 하는데 있다. 그런데 이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뒤꿈치뼈와 연결된 부위가 붓고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아킬레스건염이다.

이 씨의 경우 날이 풀리면서 스트레칭 없이 배드민턴을 시작하면서 아킬레스건염이 악화된 경우다. 아킬레스건염은 빠르게 달리거나 갑작스러운 방향전환, 점프 등의 움직임이 많을 때 발생하기 쉽고, 등산을 통해 가파른 경사면을 오를 때나 부적절한 스트레칭을 통해서도 악화될 수 있다.

아킬레스건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면 단단하게 굳어서 운동을 계속하기 어려워진다. 증세가 심해져 염증이 생기면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을 잃게 되고 방치할 경우 파열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보통 운동전후 종아리 뒤쪽에 통증이 생긴다. 발뒤꿈치 부분이 부자연스럽게 오목해지고 자극을 가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간혹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먼저다. 우선 발의 형태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 방사선 검사와 염증 유무 확인을 위한 초음파검사가 진행된다. 강직성척추염이 의심 될 땐 혈액검사와 CT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기도 한다.

손상 정도가 적으면 일단 활동을 줄이고 얼음찜질로 통증을 가라앉히고 발의 피로를 덜어줘야 한다. 맞춤 깔창, 실리콘 패드, 맞춤 운동화 등을 착용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경미한 아킬레스건염은 발뒤꿈치 부위에 부목으로 고정하고 6~8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회복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체외충격파 시술 등의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체외충격파시술은 강한 초음파를 아킬레스건의 염증 부위에 가해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염증 조직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평소 아킬레스건을 유연하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발가락으로 수건을 옮기거나 벽에 양손을 짚고 아픈 쪽 발을 뒤로 뺀 다음 앞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려 늘려준다. 이때 양발을 11자로 놓아야 하며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아야 한다.

체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괴로운 “종골 후방 점액낭염”

# 33세 은행원 김씨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마라톤 출근을 시작했다. 새벽 마라톤으로 다이어트와 건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각오였다. 그러나 애꿎은 발만 잡고 말았다. 무거운 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종골(발뒤꿈치 뼈)에 무리가 찾아왔다.

종골 후방 점액낭염은 신체 활동량이 적은 중년이나 비만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발생 위치가 비슷한 아킬레스건염과 동반해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종골 후방 점액낭염은 족관절의 족배굴곡(발을 다리 앞쪽으로 굽히는 것)시 발뒤꿈치의 점액낭과 아킬레스건의 부착부에 반복적인 자극이 일어나면서 염증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마라톤, 테니스, 골프 등 족관절에 무리를 가하는 반복운동을 장시간 했을 때 생길 수 있다. 간헐적인 통증에서 걷기 힘들 정도로 지속적인 통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뒤로 돌출된 발뒤꿈치를 발 앞쪽으로 굽히면 통증이 심해진다. 방사선검사, 초음파 등을 통해 점액낭 내에 출혈이 생겼거나 고여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발병 초기에는 냉찜질이나 온찜질을 해주고 약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먼저 실시하게 된다. 이때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하는데 개방성 점액낭 제거술 및 골편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실내체조, 수영, 아쿠아로빅, 실내자전거, 걷기 운동 등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종골 후방 점액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잠자는 관절을 깨워주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킬 힐에서 해방되니 플랫슈즈에 괴로운 “족저근막염”

# 22살 대학생 장모씨는 겨울에 동행했던 어그부츠를 치웠다. 새봄을 맞아 맨발에 잘 어울리는 ‘플랫슈즈’를 장만했다. 멋을 한껏 낸 장씨는 플랫슈즈를 신고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아침에 일어나 바닥을 딛고 서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에 병원을 찾았다.

장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에서 시작해 발가락 앞까지 발바닥 전체를 둘러싼 막을 이야기 한다. 이 족저근막은 뛰거나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을 과도하게 사용해 바닥과 닿는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인 것이다.

보통 족저근막염은 달리기, 무리한 걷기, 등산처럼 운동량을 갑자기 늘릴 때 발생한다. 하지만 장씨처럼 쿠션감이 없는 신발을 신었을 때 나타날 수도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랫슈즈는 족저근막염을 일으키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발을 바닥에 딛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몇 걸음 내 걷다가 증상이 사라지곤 한다. 이 때문에 병원 치료보다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흘려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침 발바닥 통증이 수일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발뒤꿈치 촉진만으로도 1차적 진단이 가능하며, 두꺼워진 근막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병행해 치료할 수 있다. 과체중인 경우라면 체중 감량을 병행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만약 통증이 심하거나 만성이 된 경우에는 체외충격파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인 족저근막절제술, 관절경적 족저근막절제술 등의 진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

족저근막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효과적이다. 발바닥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함은 물론 외출 후에는 족욕 등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 쿠션 좋은 신발이나 뒤꿈치 쿠션패드 사용을 권할 수 있다.

꾸준한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한쪽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기는 것과 두발을 앞뒤로 벌린 상태에서 양팔로 벽을 밀어 다리를 쭉 펴준다.

이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하고 10회 실시하는 것을 1세트로 하루 5번 반복한다. 평소 골프공이나 찬 음료수 캔을 발바닥으로 굴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최인철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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