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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 프리' 플랜B로 뜬다
'글루텐 프리' 플랜B로 뜬다
  • 권태욱 기자
  • 승인 2013.05.1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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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소화기 질환 환자 늘자 밀가루 대체 식품 잇따라 선보여

요즘 식품업계에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제품이 '대안(플랜B)'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밀 단백질인 글루텐이 유발하는 소화기 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증가하자 식품업계와 학계가 글루텐 없는 식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는 글루텐프리 시장을 진단하는 관련 학술대회를 여는가 하면 식품업계에서는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1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는 '글루텐-프리 식품 제조를 위한 핵심 가공기술'이라는 주제로 춘계 학술대회가 열렸다.

신말식 전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세계인구의 약 1%가 글루텐의 주성분 글리아딘이 유발하는 셀리악병을 앓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밀가루 대체 식품으로 쌀가루를 이용한 다양한 '글루텐 프리'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호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미국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은 2011년 이후 매년 약 30% 성장해 2017년 약 62억달러(한화 7조원)규모가 될 것"이라며 "건강관리와 체중조절, 셀리악병 치료 수요 등으로 유당 불내증이나 당뇨병 환자용 제품보다 신장세가 빠르다"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선 글루텐프리에 대한 연구와 제품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3월 면과 소스 모두 글루텐을 없앤 쌀파스타 세 종류를 출시했다. 밀가루를 전혀 넣지 않고 100% 쌀로만 면을 뽑아낸 제품이다.

대상 청정원은 우리쌀로 만든 글루텐프리 제품인 '옛날식 짜장분말'과 '매콤한 삼선짜장분말'을 선보였다. 우리쌀 춘장은 밀가루를 첨가한 제품에 비해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청정원은 글루텐프리 떡 프리믹스 제품도 내놨다. '초코쿠키 찰떡믹스'와 '코코넛 찰떡믹스'는 100% 국내산 찹쌀가루를 사용한 제품이다.

농촌진흥청은 ㈜강동오케익과 함께 글루텐 첨가없이 100% 쌀로 빵을 만드는 기술과 이에 적합한 쌀빵용 '보람찬' 벼 품종을 개발해 대중화에 나섰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케이크, 구움과자, 쿠키 등 제과 제품은 물론 발효식빵, 베이글, 호두과자 등과 우동국수 등에서도 제품을 개발하려는 연구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맹진수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루텐프리 시장의 발전은 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글루텐
글루텐은 보리나 밀 등 곡류에 들어 있는 불용성단백질로, 밀가루 반죽을 쫄깃하게 하고 빵을 가볍고 폭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글루텐은 그 자체로 소화가 잘 안 되며 글루텐불내증에 걸리면 피부, 신경계, 면역계, 체력, 관절, 치아에 악영향을 미치고 설사, 복통, 변비, 복부팽만 등 소화기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2010년 미국에선 글루텐프리 제품이 식품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지목됐고 최근엔 전세계적으로 인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 1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글루텐프리 식품제조를 위한 핵심가공기술' 관련 학술대회에서 아워홈도우미들이 글루텐프리 쌀파스타를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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