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낙동강 녹조는 4대강사업 때문"
"낙동강 녹조는 4대강사업 때문"
  • 안성용 선임기자
  • 승인 2013.08.19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강국민검증단·민주당 진상조사위 발표
보 설치로 유속 느려져·수목 고사 현상도

최근 확산되고 있는 낙동강 녹조 현상의 원인이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와 파문이 일 전망이다.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사업 진상조사위원회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검증단은 지난 6~9일 낙동강 함안보-합천보, 달성보-구미보, 상주보-영주댐, 한강 이포보 주변 등의 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곳곳에서 진한 녹조가 발생했으며 하천 양쪽 측면이 깎이는 측방침식, 준설지역의 재퇴적, 홍수 피해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월7일 경북 고령군 낙동강 우곡교 부근에서 녹조가 발생하자 유리잔에 강물을 담아 촬영했다.
낙동강 달성보 하류지점, 감천 등에서는 역행, 측방침식 현상이 나타났으며 대구시 취수장 인근에서는 진한 녹조가 발생해 인위적으로 펌프를 돌려 물을 순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 칠곡보 주변에는 4대강 사업으로 수위가 올라가면서 버드나무 군락이 집단으로 말라죽었고 남한강 옥촌저수지와 인근 소하천에서는 여전히 홍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일부 교각은 어른 키만큼의 모래가 유실돼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낙동강은 최근 폭염과 적은 강우량까지 겹쳐 녹조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 낙동강 수질측정 결과 구미·강정·달성·합천·함안보 등 다섯 곳 보에서 조류경보 수준의 녹조가 검출됐다. 이후 2100만톤의 물을 방류해 잠시 경보 수준을 벗어났지만 14일 강정·달성·합천보 등에서 다시 조류경보 수준의 녹조가 검출되는 등 미봉책에 그쳤다.

황인철 녹색연합 팀장은 "대구시의 네 곳 치수장에서는 조사단이 가기 며칠 전부터 펌프를 돌려서 물을 순환시키고 있었지만 펌프를 멈추자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진한 녹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검증단은 보 설치로 인한 강물의 체류시간 증가가 녹조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수온 ▲일사량 ▲인 농도 ▲체류시간 등 네 가지 요인이 녹조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데 4대강 사업으로 체류 시간은 크게 증가한 반면 인 농도 감소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낙동강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보를 여덟개 나 건설함으로서 낙동강 본류 전 구간에서 녹조 현상이 발생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강우로 인한 유량 증가가 없을 경우 9월 말까지 녹조 현상은 당분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문을 개방해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증단은 과거에도 낙동강 유역에서 녹조가 발생했으며 남부 지방 폭염으로 녹조 현상이 악화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5~6년 전 녹조가 낙동강 중상류에 필 때도 있었지만 유속이 느린 곳에서만 작은 녹조가 있었을 뿐"이라며 "지금은 길이가 10km 이상 되고 폭이 300미터나 되는 거대한 물덩어리 전체가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야권과 시민 사회는 국무총리실이 주도하고 있는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총리실은 찬성, 반대, 중립 인사를 동등한 비율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4대강 사업이 문제 투성이임이 드러났기 때문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위주로 구성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위원회 참여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증단은 26~28일 영산강과 금강 일대 4대강 사업 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