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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확대’와 멀어지는 근혜노믹스
‘복지확대’와 멀어지는 근혜노믹스
  • 정세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충남대 교수
  • 승인 2013.09.27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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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야 할 만큼 국민 조세부담률 수준이 높지 않다”…지하경제 양성화,세출축소에 의한 재원확보도 근본적 한계

커버스토리⑦-근혜노믹스 논쟁-복지정책-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창조경제’ 공약을 내세워 집권에 성공하였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저성장, 저고용, 양극화 등을 고려하면 방향은 맞으나 구체적 정책 내용을 어떻게, 어떤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가가 문제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이 법안화 되고 있지만 최근 대통령이 과도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우려스럽다고 언급하는 등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가 어떠한 모습일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무엇보다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보편적 복지 공약도 원안에서 후퇴한 형태로 설계되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공약의 후퇴

경제민주화 공약과 보편적 복지 공약이 후퇴하는 가운데 창조경제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창조경제가 상정하고 있는 중소기업, 혁신, 벤처, 과학기술, 융합 등의 키워드들은 이미 이 시대의 산업 정책이 지향해야 할 세계적 차원에서의 추세가 되었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구체적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가 뚜렷하지 않다. 이를 담당할 미래창조과학부가 들어섰지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든다.

최근 브레인스토밍 식으로 이런 저런 제안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는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군대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있다. 이런 제안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가 아직 애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과거에 과기부, 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하던 일들을 모아서 창조경제라는 이름을 붙여 시행해 나가도 별 무리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준에 머문다면 그것을 융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창조경제만 잘 되면 문제가 없을까?

현 정부와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수가 54개에 달하며 젊은이들의 창업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노키아’의 나라에서 ‘앵그리버드’의 나라로 거듭난 핀란드는 국내 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노키아가 몰락했음에도 벤처 창업이 붐을 이루었기에 최근 위기를 버텨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잘 되어서 성공적인 벤처기업을 다수 만들어낸다 해도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저성장, 저고용, 양극화의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스라엘이나 핀란드 사람들보다 창의력이 부족하여 창조경제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이스라엘과 핀란드의 교육 제도가 창의력을 키우는 데 뛰어난 반면, 한국의 교육 제도 하에서는 창의력 있는 인재들이 양성되기 힘들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식 교육제도에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한국 사람들의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추상적인 창의력 격차보다는 오히려 구체적인 경제 구조에서의 차이가 제약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키부츠라고 하는 협동농장 혹은 협동조합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핀란드도 사회적 일자리와 같은 공공부문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으므로 시장 경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창조경제가 조금만 잘 작동해 주어도 유휴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회적 경제와 공공경제의 비중이 매우 적고, 시장 경제의 비중이 지극히 크다. 게다가 시장 경제에서 영세 자영업자 계층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 또한 혁신적 기술 혹은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벤처 창업을 육성하려 해도 그렇게 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한정적일 것이다. 혁신적 벤처 기업들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묻지마식 창업을 부추기는 것은 많은 청년들을 영세 자영업자의 대열에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광주 북구 두암동 무등사회복지관에서 광주시와 한방병원협회 소속 직원들이 두암4단지 임대아파트 어르신들을 상대로 침과 안마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공=뉴시스
창조경제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어도 괜찮은 일자리일지 의문스럽다. 창조경제의 대표적 산업으로 여겨지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3D 업종’ 취급을 받으면서 관련 전공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창조경제의 또 다른 분야로 여겨지는 문화관련 산업, 콘텐츠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증가하는 일자리가 몇 개인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소요 재원은 135조원을 훨씬 넘을 것

창조경제의 모델로 여겨지는 이스라엘과 핀란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주목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보다 국가의 복지지출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200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공공복지지출의 비중이 GDP의 약 7%였는데, 이스라엘의 경우 약 15%였다. 이스라엘은 15세 미만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이 될 정도로 젊기 때문에 고령화로 인한 복지지출 급증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가복지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핀란드의 경우 노동복지가 발달해 있다. 실업보험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자의 교육, 훈련 제도도 잘 갖추어져 있다. 물론 보육, 교육 등도 국가가 책임지고, 만일 노령이나 질병으로 근로능력을 상실했을 때에 국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잘 갖추어진 사회안전망이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자극한 셈이다.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창의력이 샘솟길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대통령의 복지 공약은 그러한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그런데 그러한 수준의 복지 공약마저도 후퇴하는 기미를 보이는 것은 ‘증세 없이 세입 기반을 확충하여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또 다른 공약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5년간 약 135조 원 정도를 마련하면 20만원 기초연금 지급, 4대 중증질환 100% 무상진료, 보편적 무상 보육, 반값등록금 등의 복지 정책들을 세율 인상이나 새로운 세목의 도입 없이도 충분히 모두 실행할 수 있다고 장담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목표는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우선 약속한 복지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135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공약인 기초연금의 경우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 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65세 이상 전체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지급하려면 첫해인 2014년에만 약 9조원 규모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는 박 당선인 측이 추산한 3조600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정부가 기초연금 공약의 내용을 바꾼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 정부 차원에서의 소요 재원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복지 프로그램은 정부와 지자체가 일정액을 공동 부담(매칭펀드)하게 돼 있어 복지를 확대할수록 지방 정부의 부담이 커지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복지사업별로 보면 평균 국고보조율을 보면 의료급여 77%, 기초생활보장 79.8%, 기초노령연금 74.5%, 영유아보육 49.4% 등이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과 관련되는 국고 보조사업만 살펴보아도 청소년, 성범죄, 취약계층, 복지서비스, 여성, 다문화 가정, 노령층, 출산 보육, 장애인 등 9개 부문에 걸쳐 60여 개의 사업(지방비 기준 약 7조 3000억 원)이 있다고 한다.

이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는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단기적으로는 7대 3, 장기적으로는 6대 4로 개선해 줄 것과 지방소비세 재원을 부가가치세의 20%로 확대하고 특히, 지방교부세율을 현행 19.24%에서 23.4%로 상향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박대통령도 대선 기간 중 지방소비세를 5%에서 2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만일 지방 정부가 복지 공약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의 일부를 추가적으로 마련해 준다면 135조원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지층 반발로 재원 확보방안 실현 어려워

증세 없이 얼마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약 135조원 중에서 48조원 정도, 즉 36%에 이르는 재원은 비과세감면제도의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방안들을 실현하려면 박근혜 정부는 정치적 지지층의 이탈을 각오해야만 한다. 비과세감면이 해마다 30조원 정도 주어지는데 이 중 15조원 정도를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주요 정치적 지지층으로 하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비과세감면 축소를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과세감면보다 더욱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지하경제 양성화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있어서 관건은 고액자산가의 상속세 및 증여세 탈세, 해외로의 자산 도피를 통한 탈세, 차명거래를 통한 탈세, 고소득 자영업자의 부가세 및 사업소득세 탈세, 다국적 기업의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 등이다. 즉 지하경제라고 하면 범죄 집단을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상위 계층의 탈세가 문제이다. 문제는 이들에 의한 탈세 행위를 잡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들의 불만을 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하면 ‘세금 폭탄’이 떠오를 정도로 지금의 새누리당에 의한 정치 공세가 상당했지만 사실 세금폭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표현실화에 기인하는 부분이 컸다. 부동산에 대해 실거래가를 적용하는 과표현실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전보다 많은 세금을 내게 된 고소득층이 불만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다름 아니었고 사실 언젠가는 했어야 할 과제였다. 이것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저항이 강할 수 있고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재원 마련과 관련하여 더욱 큰 문제는 135조 중에서 84.1조원, 즉 62%에 이르는 재원은 세출 축소를 통해 달성하겠다고 하는 점이다. 해마다 약 17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삭감해야 하지만 정부지출규모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작은 상황에서 줄일 여지가 큰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정부지출의 절반 정도만 의무지출이므로 나머지 절반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어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방비 지출은 줄이기 어렵다. 또한 박대통령은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정부 지출을 줄이면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정부지출을 줄이려고 한다면 못할 바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률적인 예산 삭감은 부작용이 많았다.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예산의 제약으로 인해 기존의 다른 프로그램을 줄이는, 즉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의 문제도 있었다. 어떻게 지출을 줄일 것인지가 궁금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도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는 듯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국정과제 재투자로 약 41조 가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직접세 인하와 복지 감축의 결과는 양극화

‘증세없이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이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그다지 실익이 없는 낮은 조세부담률에 대한 집착이다. 도대체 낮은 조세부담률이 저성장,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와 그리고 현 정부의 ‘낮은 세율-작은 정부’ 정책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이다. 잘 알려진 바대로 1970년대에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는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레이건과 대처가 집권하여 신자유주의 개혁을 시작하였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1986년에 근본적 세제개혁을 실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한계세율이 대폭 하락하는 대신 각종 조세지원을 축소하여 세원을 넓히는 것이었다. 그 논리는 효율성 향상을 통한 경제 성장 추구였다.

효율성이란 신자유주의의 최고의 가치인데, 이에 따르면 조세 그 자체가 시장에 왜곡을 야기하여 비효율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조세를 아예 부과하지 않는 것, 부과한다 해도 가능한 낮은 세율로 부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또한 조세 중에서는 소득세, 법인세보다 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다. 소득세는 저축에도 조세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축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소비세보다 시장을 더욱 왜곡시킬 것이고, 국제화시대에는 노동과 자본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직접세 인하와 동시에 신자유주의는 복지 지출을 감축하는 작은 정부를 주장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전의 ‘케인즈적 복지국가’가 비효율적이었고 과도한 복지 지출을 야기하여 위기를 일으켰던 것은 아니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건과 대처 정부의 개혁은 다른 나라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 효율성 논리가 실증되었다기보다 미국과 영국의 직접세 인하 정책은 선진국들 간에 조세 경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이 보수파에 넘어갈 때에는 이러한 정책이 더욱 강력하게 집행되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적 조세 및 복지 개혁은 큰 성과를 거두었는가? 1990년대는 영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다른 국가들보다 다소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금융 시장의 호황 및 거품에 기인한 것이었다. 전 세계로부터 미국과 영국의 금융 시장으로 자본이 몰려 왔고 자산 효과와 대외 부채에 의존한 소비 확대가 있었다. 대신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졌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조세 및 복지 정책 하에서는 저성장과 양극화가 일반적이라는 의미이다.

낮은 세율로 이득보는 계층은 고소득층

국제 금융 위기 이후 유로 존에서 시행되었던 긴축적 재정 정책과 그 결과를 살펴보면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한계는 더욱 명백히 드러난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에게 내려진 처방이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정부 지출을 절약하여 정부 부채 수준을 낮추려는 것이었다. 그러한 긴축적 재정정책 기조로 인해 특히 복지지출이 대폭 감축되었다. 하지만 긴축 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지체되자 부채는 오히려 빠르게 늘었다.

신자유주의 정책의 근거도 확실하지 않다. GDP의 90%를 넘어서는 과도한 국가 부채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주장이 실증적으로는 증명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최근 제기되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인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지난 200년간 44개국의 통계를 이용해 국가부채가 GDP의 90% 이상이 되면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보고했으나 최근 이러한 결과가 계산 착오였음이 드러났다.

‘낮은 세율-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확실하지 않은데 비해 직접적으로 이득을 얻는 계층은 고소득층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법인세, 소득세, 종부세 등을 모두 약화시켰다. 소득세의 경우 전 정부는 과표구간 8,800만 원 이상 소득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세 혜택을 주지 않고 3억 원 이상 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38%로 올렸다는 점에서 부자감세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08~2011년의 4년간 총 8.6조원의 감세가 이루어졌는데 고소득층(상용근로자 평균임금의 150%이상 소득자)이 48.57%인 4.2조 원을 가져간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이 고소득층이 통합소득 기준 상위 19%의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소득세 감세정책은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현 정부가 복지에 대해서는 속도를 늦추는 등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증세 가능성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박대통령은 결국 자신이 5년 전에 내세웠던 <줄푸세> 공약으로 회귀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는 것은 내용을 잘 채운다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잘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세금을 줄인다는 ‘줄이고’에 집착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할 수 없다. 그리고 보편적 복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현재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 성장률 하락보다 더욱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의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는 줄여야 할 만큼 조세부담률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적절한 증세 방안을 통해 복지를 확충하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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