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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업 '출구가 없네'
위기의 건설업 '출구가 없네'
  • 권태욱 기자
  • 승인 2013.10.3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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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에 법정관리·워크아웃 건설사 잇따라

시공 능력 순위 21위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장기불황에 건설경기 침체, 해외 사업 적자, 공공수주 입찰 제한 등 잇따른 악재로 건설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100대 건설사 네 곳 중 한 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경험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등 구조조정 공포에 떨고 있다.

▲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초고층 건물 '롯데타운'의 바닥공사하는 모습. 제공=뉴시스
특히 침체된 민간 주택사업 외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중견업체들은 돈 될 만한 것을 내다 팔며 연명하는 수준이다.

시공능력 순위 21위로 '해외건설 면허 1호' 기업인 경남기업은 29일 워크아웃(기선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만이다.

지난달 만기 도래한 188억원 규모 외상매출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것이 워크아웃 배경으로 꼽힌다.

경남기업은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 등에 2650억원이 필요하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신용등급 강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1000억원을 긴급 운영자금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졸업 후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해외 수주와 공공 수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 부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물량과 수익성이 줄어 위기에 봉착, 지난해 당기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경남기업은 베트남에 지은 초고층 복합건축물 '랜드마크72'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강점인 해외 사업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를 신청한 경남기업에 1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경남기업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고 보고 운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건설사들이 유동성 악화로 줄줄이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서고 있고 이미 구조조정 중인 건설사들도 기업 인수·합병(M&A) 지연 등으로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쌍용건설, 금호산업 등 12개 업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벽산건설, STX건설 등 13곳 업체가 법정관리를 받았다.

STX그룹 계열사들은 건설과 조선, 해운 등 업황 부진으로 유동성이 악화해 채권단 주도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멘트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동양그룹의 다섯 개 계열사도 건설업 부진과 자금난으로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살아남은 기업들도 자금난 극복을 위해 증자와 자산 매각 등에 매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SK와 SK케미칼 등 주주 참여로 4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고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에서 연초 1조원대 유동성을 공급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동부건설 등은 사옥 등 자산을 매각, 각각 1500억원, 1조5000억원, 5000억원 규모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룹사 지원도, 팔 자산도 없는 업체들은 사실상 연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며 "건설업의 경제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숨통을 열어주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 연내에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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